◇사진=화웨이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국내 모바일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의 돌풍이 거세다. 국내 통신장비 시장의 터줏대감인 알카텔-루슨트, 시스코에 이어 화웨이마저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며 국내 시장이 미국, 유럽, 중국 기업 간 각축장으로 변하는 모양새다.
23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현재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KT, LG유플러스 등 주요 통신사 모바일 네트워크 장비의 90%를 외산 업체가 점유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의 경우 기존의 기간망(백본)뿐만 아니라 전송장비 부문에서도 높은 가격 대비 효율성으로 점유율을 높혀 나가고 있다.
최근 화웨이는 SK브로드밴드로부터 광전송네트워크공급 계약을 따내기도 했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에 따르면 화웨이는 품질과 가격 등을 고려한 종합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3년 LG유플러스가 LTE 망 구축 사업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 이후 현재는 이동통신 3사 모두 적극적으로 화웨이 장비를 채택하고 있는 분위기다.
모바일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송장비는 그동안 화웨이의 비중이 그리 높지는 않았다.
SK텔레콤(017670),
LG유플러스(032640) 등 대표적인 이통사의 경우 전국망 구축보다는 소규모 혹은 단품 위주로만 화웨이 통신장비를 채택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네트워크산업협회(KANI)에 따르면 공공기관 전송장비 부문에서 국산화 비중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다. 지난 2012년 55%에 육박했던 국산화 비율이 2013년 48%, 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40%대 초반 30%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유력하다. 공공 네트워크 장비 시장은 미국의 시스코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 2013년 휴대폰 사업부문을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하고 통신장비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노키아 역시 한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키아는 올 들어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5G 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 협력에 나섰다. 5G는 기존 LTE보다 데이터 속도가 최대 1000배 이상 빠른 차세대 네트워크로 2020년쯤 상용화될 전망이다.
국내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네트워크 분야에서 화웨이 점유율이 높아지는 분위기"라며 "LG유플러스가 처음 화웨이 장비를 도입한다고 해서 논란이 컸지만 실제로는 현재 이통 3사 모두 적극 도입하고 있다"며 "모바일 네트워크 장비업체 중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외에는 유의미한 업체가 없고 심지어 삼성 점유율도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보 유출 논란으로 미국, 대만 통신장비 시장에서 배제되고 있는 화웨이는 LG유플러스와 함께 한국 시장에서 안착한 이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자회사인 미디어로그와 함께 외산폰의 무덤으로 불리는 한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데 이어 이동통신사 기간망뿐만 아니라 국가 재난망 사업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