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4분기, 대형 고로사만 '방긋'

입력 : 2015-01-26 오후 2:51:32
[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지난해 4분기 포스코, 현대제철 등 대형 고로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연초부터 계속된 유연탄, 철광석 등 원재료 가격 하락과 더불어 환율 상승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여기에 4분기 봉형강 성수기까지 겹치면서 판매량도 늘어 매출과 영업이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 같은 반짝 호실적은 대형 고로사들에 한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을 제외한 중견·중소 철강업체의 경우 여전히 수급 불균형과 중국산 수입재 증가로 인해 경영난이 계속되고 있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국내 증권사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포스코(005490)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6조6973억원, 953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0%, 영업이익은 28.1% 개선된 지표다.
 
같은 기간 현대제철(004020)은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3.7%, 62.6% 증가한 4조3803억원, 430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양사 모두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의 개선이 눈에 띈다.
 
이를 지난해 연간 실적으로 확대하면 포스코는 매출액 65조1401억원, 영업이익 3조4012억원, 현대제철은 매출액 16조9032억원, 영업이익 1조434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포스코는 매출액 5.3%, 영업이익 13.5% 증가했고, 현대제철은 매출액 24.9%, 영업이익 88.2% 늘었다.
 
지난해 초 포스코는 연간 매출 목표로 65조3000억원, 현대제철은 16조3000억원을 제시했다. 현대제철은 목표치를 무난히 달성하고, 포스코는 목표치에 약간 못 미친 수준이지만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특히 4분기의 경우, 고로를 운영하고 있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모두 철광석 가격 하락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를 크게 본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원재료 가격 하락과 환율 상승으로 원화 환산 수출단가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판매량은 성수기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5%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광양 4열연 공장 가동률이 80%대 중반까지 올라오면서 조업이 안정화된 점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연산 330만톤 규모의 광양 4열연 공장은 지난해 10월 말 준공됐다.
 
이와 함께 미얀마 가스전의 생산 증가로 자회사인 대우인터내셔널(047050)의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25% 이상 증가한 점도 큰 보탬이 됐다.
 
 
현대제철은 4분기 철광석과 철스크랩 가격이 전분기 대비 각각 17.2%, 14.7% 하락하며 톤당 2만원 가량의 원가절감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현대제철은 고로와 전기로의 생산 비중이 각각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철광석과 철스크랩 가격 하락에 모두 영향을 받는다.
 
4분기 봉형강 성수기를 맞아 판매량이 증가한 점도 수익성 향상에 보탬이 됐다. 현대제철의 4분기 봉형강 판매량은 전분기 대비 14.1% 성장하며 2분기 수준에 근접한 180만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봉형강과 함께 주요 제품으로 꼽히는 판재류도 전분기 대비 2.2% 증가해 320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제강(001230)은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6199억원, 18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0.2%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34.3% 감소했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했을 때는 매출액은 5.6% 늘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 한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산 저가 수입재 급증으로 4분기 평균판매단가가 하락했지만, 철스크랩 가격 하락과 봉형강 성수기를 맞아 제품 판매량 증가하면서 전 분기 대비 수익성이 개선된 것으로 추정된다. 철근과 형강의 4분기 평균판매단가는 전 분기 대비 톤당 2만5000원 가량 떨어졌지만 철스크랩 투입 원가가 톤당 3만원 하락하며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철근과 형강의 판매량은 계절적 수요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6만톤, 3만7000톤 가량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원화가치 하락으로 외환관련 손실이 발생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적자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편 올 1분기에도 대형 고로사들은 개선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철광석 가격 하락 폭이 지난해 3분기에 비해 4분기에 더 크게 나타나 원가 절감이 가능하고, 지난달 동부제철의 열연공장 가동 중단으로 공급량도 줄었다. 여기에 올 1월1일부터 중국의 보론강 수출 증치세 환급이 폐지돼 중국산 철강재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하지만 건설, 조선 등 전방산업 부진으로 인한 수요 감소와 수입재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등으로 중소형 업체들의 경영난은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양극화의 심화는 철강산업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사진=뉴스토마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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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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