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 논란’ 후 ‘나가수3’ 앞에 놓인 장애물 셋

입력 : 2015-01-27 오후 3:17:50
◇가수 박정현. (사진제공=MBC)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MBC ‘나는 가수다3’(나가수3)가 방송 전부터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MBC 측은 지난 21일 MBC 측은 박정현, 양파, 소찬휘, 씨스타 효린, 하동균, 이수, 그룹 스윗소로우 등 7팀의 '나가수3' 출연 가수들을 공개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시청자 여러분의 의견을 존중해 '나가수3'에 출연 예정이던 이수를 출연시키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며 이수의 하차 사실을 알렸다. 지난 2009년 미성년자 성매매 사건에 연루돼 논란에 휩싸였던 이수의 '나가수3' 출연을 반대하는 여론을 의식한 결정이었다.
 
'나가수3' 측으로선 이수를 둘러싼 논란이 일단락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쉴 만한 상황. 하지만 오는 30일 첫 방송되는 '나가수3'가 극복해야 할 만만치 않은 장애물들이 여전히 남아있다.
 
◇가수 양파. (사진제공=MBC)
 
◇출연진 무게감 떨어져..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으로 극복할까
 
김건모, 김범수, 백지영, YB, 이소라, 정엽, 김연우, 임재범, 자우림 등. 지난 2011년 3월 첫 전파를 탄 '나가수'에 출연했던 가수들이다. '나가수'가 한때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인기몰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이와 같은 최고의 가수들이 출연해 치열한 서바이벌 게임을 펼쳤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나가수3'의 출연진이 역대 출연진에 비해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건모나 임재범과 같이 20년 이상 가요계에서 활동을 해온 베테랑 가수가 없는데다가 김범수, 김연우처럼 자타 공인 최고의 보컬리스트란 타이틀을 갖고 있는 가수도 없기 때문.
 
그런 점에서 이수는 '나가수3' 측이 충분히 탐낼 만한 카드였다. 가수 나얼, 박효신, 김범수와 함께 '가요계 4대 보컬'로 꼽히는 이수는 가창력면에서 만큼은 대중들의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나가수3' 측이 이수를 향한 대중들의 거센 비난 여론을 예측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부분.
 
다만 '나가수3'에 다양한 스타일의 가수들이 골고루 포진돼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아이돌 가수인 효린과 남성 4인조 중창단 스위소로우 등 서로 다른 색깔의 가수들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소찬휘가 MBC '무한도전'의 '토토가'(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출연 이후 대중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과 오랜만의 방송 출연을 앞두고 있는 양파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는 것도 '나가수3'로선 긍정적인 요소들. 시즌1을 통해 '나가수'를 이미 한 차례 경험한 적이 있는 박정현이 이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가수 효린. (사진제공=MBC)
 
◇금요일 편성..'삼시세끼'와의 경쟁 괜찮을까
 
'나가수'의 시즌1과 시즌2는 주말 저녁 시간대에 편성됐다. 하지만 '나가수3'는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나가수3'로선 새로운 예능 시간대를 개척해나가야 하는 셈. 하지만 동시간대 방송되는 경쟁작들이 너무 쟁쟁하다.
 
SBS에선 '정글의 법칙 with 프렌즈'가 방송된다. 남태평양 섬인 팔라우로 떠난 김병만, 육중완, 샘 오취리, 손호준 등 '병만족'의 이야기가 다뤄지는 프로그램. '나가수3'와 마찬가지로 이 프로그램의 첫 방송일은 오는 30일이다. 방송 전 화제성면에선 '나가수3'가 앞서는 양상이지만,  '정글의 법칙'이 지난 2011년부터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장수 프로그램이란 점에서 시청률 경쟁의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
 
'나가수3'의 입장에서 더 무서운 상대는 tvN에서 방송되는 '삼시세끼 어촌편'이다. '삼시세끼 어촌편'은 출연 예정이던 배우 장근석이 탈세 논란에 휩싸이며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지난 23일 첫 전파를 탄 '삼시세끼 어촌편'은 장근석의 출연분이 통편집된 채 전파를 탔다. 하지만 '삼시세끼 어촌편'은 이날 방송에서  9.8%(닐슨 코리아)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 프로그램은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등을 통해 잇따라 히트에 성공하고 있는 나영석 PD의 새로운 예능이란 점에서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편성 자체만 두고 보면 '나가수3'가 동시간대 프로그램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5%대에도 못 미치는 시청률을 기록했던 MBC의 같은 시간대 전작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의 부진도 신경이 쓰인다. 
 
◇가수 소찬휘. (사진제공=MBC)
 
◇예능 아닌 음악으로 승부, 통할까
 
'나가수3' 측은 음악을 전면에 내세워 '정글의 법칙', '삼시세끼' 등 경쟁 예능 프로그램과의 경쟁에서 승부를 본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나가수3' 측은 프로그램의 포맷에 변화를 줬다. 시즌1과 시즌2에 비해 예능적 요소를 줄이고 음악적 요소를 더했다.
 
'나가수'의 시즌1과 시즌2엔 지상렬, 김신영, 송은이, 박명수, 김태현 등의 개그맨들이 경연을 벌이는 가수들의 매니저로 출연했다. 이들은 극도의 긴장감에 시달리는 가수들을 다독여주고, 프로그램 중간중간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나가수3'엔 매니저 역할을 하는 방송인들이 출연하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음악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경연에 참가한 가수들의 무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음악감상실' 멤버들이 출연한다. 가수 김연우, 조규찬, 방송인 이본, 작사가 김이나, 음악 감독 권태은 등 음악에 대한 전문적인 코멘트를 해줄 수 있는 인물들이 음악감상실의 멤버들로 발탁됐다.
 
'나가수3'의 강영선 PD는 "지난 시즌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나가수3'가 좀 더 음악 프로그램에 가까워졌다는 점"이라며 "기존에 비해 예능적 구성을 걷어내고 무대에 서는 뮤지션들의 진정성으로 좀 더 다가가고자 한다. 그런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청자가 계시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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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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