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급진좌파연합 시리자가 압도적인 표차로 그리스 집권당 지휘를 획득하고 곧바로 그리스독립당과 연립정부를 이루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국제 채권단과 독일이 시리자의 핵심 정책에 강력 반대하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는 쉽지 않아 보인다.
뉴욕타임즈(NYT)는 26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이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당수(사진)가 주장한 반긴축·부채탕감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 총선 결과가 나온 이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의를 열고 그리스 채무탕감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의장 겸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유로존에 시리자의 공약을 지지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재조정하는 것을 내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재무장관이 선출되지 않은 관계로 이번 유로존 회의에 참여하지 못했다.
IMF도 유로존과 비슷한 뜻을 피력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어떤 한 국가에 특별한 예외를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에만 채무를 탕감해주는 특혜를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ECB도 채무를 줄여줄 마음이 별로 없어 보인다. ECB는 치프라스 당수에게 시리자의 총선 승리를 축하하는 메시지도 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시리자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수년간 부채탕감과 긴축 완화를 부르짖었는데, 이제 와서 공약을 철회하면 국민들이 반발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그리스 신정부와 트로이카 채권단이 대립하고 있는 동안에도 부채 상환 시한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그리스는 오는 3월까지 IMF에 25억유로를 값아야 하고 오는 7월과 8월에는 ECB에 65억유로 빚을 상환해야 한다. 올 여름까지 사모펀드와 헤지펀드에게 꾼돈 4억6000만유로도 갚아야 한다.
이걸 다 상환하지 못하면 그리스는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선언할 수 밖에 없다.
모든 빚을 제때 갚으려면 다음 달 28일까지 IMF가 긴축 시행을 조건으로 제공하는 70억유로를 타내야 하는데, 시리자는 "긴축은 없다"며 계속 버티고 있다.
젠스 바스티안 그리스 경제학자는 "시리자 정부가 이런 부채 의무를 지려 할지 의문"이라며 "시리자는 4억6000만유로로 수많은 노숙자를 먹이는 게 낫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