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기한 조작 파동 웨일즈제약, 경영권 양도 추진

최대주주 지분 51% 넘겨..재기 안간힘

입력 : 2015-01-28 오후 3:11:00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의약품 유통기한 위변조 파동을 일으킨 오스틴제약(구 한국웨일즈제약)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오스틴제약은 주식총수(1160만0000주)에서 49%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매각할 예정이다. 
 
양도 주식은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최소지분 51%로 591만6000주다. 양도금액은 41억원이다. 51%를 넘겨받으면 오스틴제약의 최대주주로 올라서 경영권을 승계받을 수 있다.
  
(사진출처=웨일즈제약)
다만 오스틴제약은 41억원 외에 추가로 30억원의 운영자금 차입을 경영권 양도 조건으로 내걸었다. 차입금은 1년 후 반환하다는 방침이다.
 
오스틴제약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게 된 이유는 의약품의 유통기한을 조작해 사법당국에 적발되자 사업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실적과 평판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오스틴제약의 옛사명인 웨일즈제약은 지난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간 60억원 상당의 의약품을 위조판매하다 경찰에 2013년에 적발됐다. 허가가 취소된 5억7000만원 상당의 의약품을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판매한 사실도 당국에 의해 드러났다.
 
경찰은 회사 대표를 구속하고, 품질관리자, 영업이사 등 3명을 불구속입건했다. 보건당국도 오스틴제약의 900여개 전품목에 대해 판매금지와 강제회수 명령을 내렸고, 148개 의약품에 대해 급여 중지 조치를 취했다.
 
사법처리와 행정처분이 일단락되자 웨일즈제약은 지난해 오스틴제약으로 사명을 바꾸고 재기에 안간힘을 쏟았다. 반품과 폐기처리가 어느 정도 정리됐고, 급여중지됐던 148개 의약품에 대한 급여가 재적용돼 회생 가능성을 열었다.
 
하지만 오스틴제약을 바라보는 의약 업계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했다. 한국제약협회는 오스틴제약을 회원사에서 제명조치했으며, 약국과 도매에서는 오스틴제약 제품을 취급하길 기피했다.
 
의약품 유통기한 조작 사건은 100여년 제약업황에서 초유의 사태였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이미지가 확산돼 경영악화로 이어졌고, 결국은 경영권 포기까지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오스틴제약 관계자는 "대주주 두사람의 지분을 모아 51%만 양도할 계획"이라며 "오너인 서준석 회장은 지분 10~15% 남기고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된다"고 말했다.
 
다만 경영권 양도에 얼마나 많은 사람(업체)이 관심을 둘지는 의문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오스틴제약은 복제약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 인수합병시 시너지를 낼 만한 특화된 사업이 없다. 대부분의 제약사와 복제약 구성이 겹친다는 점도 문제다. 오스틴제약은 전문의약품 160여종, 일반의약품 150여종의 허가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경영권을 양도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제약업에 본격 뛰어들려는 사람이 관심을 기울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1992년 설립한 오스틴제약은 안산 반월공단에 자리잡고 있다. 2012년 매출액은 417억원이며, 순이익은 48억원이다. 임직원은 90여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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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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