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대표 경선, 이주영·홍문종 vs. 유승민·원유철

홍문종 "朴 정부 위한 '치어리더'의 마음으로"
원유철 "4선 정책위의장, '여민동락' 가치 실현할 것"

입력 : 2015-01-28 오후 4:03:38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다음달 2일 열리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 '친박 대 비박'으로 대결 구도를 갖추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과 유승민 의원이 앞서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28일 홍문종 의원과 원유철 의원이 각각 후보진영의 정책위의장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은 정책위원회 의장과 짝을 지어 출마하는 '러닝메이트' 제도로 이뤄진다.
 
친박 주류로 분류되는 홍 의원이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내고 박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주영 의원과 손을 잡으며 '친박' 구도가, 비박인 원 의원이 유 의원과 파트너를 이루면서 '비박 혹은 탈박'의 대결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홍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을 찾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주영 원내대표 후보와 정책위의장에 출마하고자 한다"며 "개인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 여의도와 청와대를 잇는 다리를 불사르는 우를 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홍 의원은 "최근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아지면서 국민들은 근심과 우려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지금은 누구의 잘잘못을 탓하기에 시간이 없다. 스스로 내 탓이라고 고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박근혜 정부의 '치어리더'로 자처하며 "쓴소리 보다는 되는 소리에, 손가락질 보다는 서로 어루만지며 청와대와 여의도가 이 모든 것을 공동책임지고 하나가 되어 어려운 난국을 돌파한다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초 원내대표 출마를 계획하고 있었던 홍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원래 원내대표를 하고 싶었는데 선거가 앞당겨졌고, 이주영 후보가 수도권 의견을 적극 반영해서 당을 이끌어가겠다고 약속하면서 오랜 생각 끝에 (정책위의장 출마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을 찾아 차기 정책위의장으로 경선에 참가할 것임을 밝혔다.ⓒNews1
 
홍 의원은 "새누리당이 전국 정당이 되기 위해서는 수도권의 의견을 모을 사람이 필요하다"며 경쟁 상대로 출마한 원유철 의원을 겨냥해 "원 의원도 수도권 의견을 모으는데 나름의 역할을 하겠지만 아무래도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3선의 홍 의원은 15대,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뒤 지난 2007년 17대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캠프의 수도권 조직을 총괄했다. 18대 대선에서는 박 대통령 당시 후보자의 선거대책위원회 조직총괄본부박을 맡은 바 있다. 홍 의원의 현 지역구는 경기 의정부을이다.
 
한편 이날 30분 간격으로 원유철 의원은 정책위의장 출마를 선언하며 "원유철과 유승민, 유승민과 원유철의 조합이 진정한 새누리당의 변화와 혁신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경기 평택갑이 지역구인 원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의 심장인 수도권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며 "집권 여당의 정책위의장으로서, 또 수도권 출신 중진의원으로서 당의 지역편중을 탈피하고 새누리당이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이 될 수 있도록 유승민 의원과 함께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또 "야당을 존중하고 끊임없이 대화하고 타협하며 국정운영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겠다"며 "당정협의를 정례화하고 당정청 삼위일체가 돼 한목소리로 국민들에게 정책을 알리겠다"고 선언했다.
 
홍 의원과 마찬가지로 당초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고려했던 원 의원은 이번에 정책위의장 출마로 마음을 돌린 것과 관련해 "수도권 민심을 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수도권 출신 의원들과 단일 원내대표 선출을 고민했지만 사실상 실패했다"며 "하지만 절박한 위기에 나라와 당을 살리기 위해 유승민 의원과 함께 정책위의장으로 출마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4선의 원 의원은 오히려 한 선수가 낮은 3선 유 의원과 손 잡은 것에 대해 "우리나라의 상황이 선수나 계파로 따지는 그런 한가로운 상황이 아니다"며 "위기를 극복하려면 모든 것을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가 한마음 한뜻으로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차기 정책위의장으로 출사표를 던진 원유철 의원이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자신의 러닝메이트인 유승민 의원과 함께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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