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아 비메모리 반도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국내 산업의 대응은 빈약할 따름이다.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마저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는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폐막한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박람회 CES의 화두는 단연 '사물인터넷(IoT)'이었다. 사물인터넷은 각종 사물들을 인간과 인터넷(유무선통신)으로 연결해 정보공유, 제어 등을 구현하는 수단이다.
관련 업계는 IoT 산업의 부가가치가 오는 2020년에는 1조9000억달러(약 2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IoT의 핵심 중 하나는 '비메모리 반도체'다.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들은 정보를 수집, 처리, 전송하기 위해 비메모리반도체를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향후 생활가전, 자동차, 헬스케어 등 다양한 기기들이 인터넷을 통해 연결되면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2400억달러였던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오는 2017년에는 3000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높은 성장성과 함께 수익성이 높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 국내 업체들의 수준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좌우하는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반도체 비중은 20%대 수준에 그친다. 나머지 70% 이상은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으로, 이 영역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후발주자로 분류된다. 인텔과 퀄컴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반도체 부문인 시스템LSI 사업은 아직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파운드리와 차세대 공정기술 기반을 확보하는 등 시스템반도체에 이제 막 공을 들이기 시작했을 뿐, 아직 이렇다할 성적은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스템 반도체 가운데 스마트카의 부상으로 주목받고 있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에 있어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지난해 차랑용 반도체 시장은 전년 대비 10% 성장한 290억 달러로 집계됐다. 올해는 지난해 대비 7.5% 늘어난 310억달러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오는 2018년까지 연평균 20%의 고성장이 예측되지만 시장을 주도하는 10위권 가운데 국내 기업은 찾아볼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비메모리는 메모리 반도체와 달리 제품의 기능, 성능, 가격 등이 모두 중요하다. 특히 주문형이 대부분이어서 시장에서 요구되는 기능과 성능을 충족하지 못하면 아무리 가격경쟁력이 있어도 성공할 수 없다"며 "국내 반도체 업체들도 메모리를 넘어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도 경쟁력이 있어야 진정한 반도체 강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