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정부패 투쟁의 칼 끝이 금융권을 향하고 있다. 마오샤오펑 민생은행장에 이어 베이징은행 이사회 이사가 연이어 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금융가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마오샤오펑 前 중국 민생은행장 (사진=로이터통신)
4일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중국 최초 민영은행인 민생은행장 마오샤오펑은 중앙기율검사위원회에 부패 혐의 조사를 받고 지난달 31일 사표를 제출했다.
마오샤오펑 행장은 후진타오 전 주석의 비서실장이었던 링지화 전 통일전선 공작부장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993년 링지화가 공산주의청년당 중앙선전부장 시절 후난대 MBA(경영학석사) 과정을다닐 때 동창이 됐으며 이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민생은행에 '부인구락부'를 설치해 링 전 부장의 부인 등 고위 관료의 부인들에게 출근하지 않는 일자리를 준 뒤 매월 일정액을 전달하는 일종의 뇌물을 전달했다고 한다. 이 같은 인연으로 마오 행장은 42세 나이에 최연소 행장에 오르는 등 초고속 행진을 해왔다.
민생은행 측은 개인적인 부패이며 은행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일부 언론은 둥원뱌오 부주석이 행장을 맡았던 시절부터 정격유착 고리를 형성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2일에는 베이징 은행의 루하이쥔 이사회 이사가 규율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그는 베이징 은행의 지분 5%를 갖고 있는 3대 주주다.
이에 따라 당국의 반부패 움직임이 금융권을 향하고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권은 공산당 고위 관료 자녀들이 임원이나 주주를 겸하고 있어 조사가 본격화할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월스트리스저널(WSJ)은 "중앙기율검사위원회를 이끄는 왕치산 서기는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을 지낸 인물로 금융업에 대해 잘 알고 있어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이번 조사는 저우융캉 전 중국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 링지화 전 부장 등 정치권 인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