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기금 운용풀, 운용업계 새 먹거리 부상할까

입력 : 2015-02-05 오후 5:33:18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약 10조원에 달하는 국내 사립대학 적립기금 위탁자산운용(OCIO) 분야가 수익원에 굶주린 자산운용업계의 새 먹거리로 등장했다. 자산운용사들이 10년 넘게 공 들여온 사립대학 기금운용 시장이 열릴 것이란 기대감에 각축전도 치열할 전망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의 주식시장발전방안을 통해 한국증권금융은 '연합 연기금 투자풀'을 설치, 사립대학 적립기금을 비롯한 중소형 연기금을 유치하게 됐다.
 
앞서 교육부와 사립대학기금운용 관련 협의회가 대학기금 투자풀 도입을 추진한 결과다.
 
증권금융은 후속조치로 올 초 이창환 연기금 사무국 국장을 선임하고 관련 작업에 돌입했다. 사무국은 투자풀 운영위원회를 조직해 기금운용 계약을 체결하고, 단기자금은 증권금융에 예치하고 중장기 자금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운용사에 맡기는 방식이다.
 
증권금융은 일단 사립대학의 특수성을 반영한 운영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교육부 등 유관 기관, 각 사립대학 등과의 협의를 거쳐 순차적으로 운용업계를 상대로 공모를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김태년 의원에게 공개한 사립대 및 전문대 결산집계표를 살펴보면, 2013년 현재 148개 사립대학과 123개 전문대학 등 총 271개교 적립금은 약 10조원에 육박한다.
 
현재 정확한 시장의 크기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새 시장이 열렸다는 점에서 업계는 고무적이다. 무엇보다 연기금운용풀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대형 운용사들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업계 자체 채널로는 사립대학과 영업·자본력에 있어 상대적 열세라 합의 도출에 이르기 어려웠다"며 "쌓아둔 예탁금과 신용을 앞세워 증권금융이 하나의 주체로 부합된 만큼 시기를 앞당길 수 있게 돼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립대학 등 사적연금 운용풀 도입을 기다려온 업계의 10년 넘은 오랜 숙원이 해결된 만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권금융도 사립대학기금 OCIO 비즈니스 사업을 통해 상징적인 외연 확장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국채권평가나 금융투자협회 등이 2005년부터 사립대를 비롯한 사적연금  유치에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점을 감안하면 증권금융이 단기간에 사업 독점권을 갖게 된 것에 대한 불만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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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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