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을지로입구 하나금융지주 본사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하나금융지주(086790)는 회장의 무난한 연임과 함께 하나은행장 선임과 외환은행 노조에 발목 잡힌 외환은행장의 거취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김정태 회장은 김승유 전 회장으로부터 회장을 이어받은 이후 무리 없이 조직 장악에 성공했다.
오는 3월 임기가 끝나지만 조직 내부에 경쟁 상대가 없어 연임이 무난하다는 평가다.
다만 김 회장이 지난해부터 공을 들이고 있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 통합이 제동이 걸려있다.
앞서 지난 4월 서울지방법원은 오는 6월 30일까지 두 은행의 통합 절차를 중단하라는 가처분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따라서 당초 오는 4월 1일로 잡았던 합병기일도 기약 없이 미뤄졌다.
하나금융은 이의신청을 검토중이지만 법원의 결정을 거스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통합 작업은 이르면 7월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통합 논의를 되돌릴 수 없는 만큼 통합 작업의 마무리도 김 회장이 직접 하기를 바라는 게 내부 분위기다.
하나금융 고위 관계자는 "법원의 결정이 당황스럽지만 노조의 히든카드로 가처분 결정을 예상하지 못했던 바는 아니다"고 말했다.
따라서 금융권에서는 오히려 김정태 회장의 연임 보다는 하나은행장과 외환은행장의 자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1월 김종준 전 행장이 사퇴한 이후 지금까지 행장 대행체제다. 은행 통합이 장기화됨에 따라 하나금융은 하나은행장 공식 선임에 나선다.
김정태 회장이 포함된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다음주 중으로 차기 하나은행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차기 은행장 후보로는 김병호 행장직무대행과 함영주 부행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반면, 김한조 외환은행장의 경우 임기가 1년 가량 남았지만 김 회장의 연임 여부가 결정된 직후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김 행장은 이례적 외환은행 내부 출신으로 두 은행의 통합 작업을 무난히 마무리할 것이라는 기대로 지난해 3월 선임됐다. 하지만, 노조와의 파행을 거듭한 데 이어 통합 작업이 잠정 중단되기까지 하면서 입지가 위태로워졌다는 분석이다.
법원의 통합 중단 가처분 결정으로 통합이 지연되면서 오랜기간 통합 작업을 주도해온 하나금융 및 외환은행 임원 3명은 곧바로 자진사퇴하기도 하면서 불안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김정태 회장으로부터 통합 협상의 전권을 위임받은 김 행장으로서도 가시방석일 수밖에 없다.
다른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조기 통합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을 정도로 추진력이 강한 김 회장으로서는 미적거리다가 때를 놓친 경영진에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