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증시 낙관 금물..경고성 전망 잇따라

입력 : 2009-04-22 오전 7:03:19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지난달 초 이후 급등세를 보이다 20일 급락한 이후 증시가 상당한 조정을 거칠 수 있다는 경고성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1.6~2.2% 올라 전날 다우지수가 289포인트 떨어지는 등 3~4%나 급락했던 것에서 반등하는데 성공하기는 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증시의 조정을 점치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조속한 경기회복과 금융부문의 회복 기대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지난달 9일 저점에서 6주만에 23% 가량 상승했을 정도로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조정이 불가피할 수도 있지만 조정 폭이 얼마나 클지, 조정 이후 다시 강한 상승 랠리를 펼칠 수 있을지가 관심이다.
 
CNBC는 이날 과거를 돌아보면 증시가 그동안의 랠리에서 후퇴할 가능성이 거의 확실하다면서 2001~2002년 경기침체기 때 증시가 롤러코스터 패턴의 약세장(베어마켓) 랠리를 벌였던 사례를 소개했다.
 
2001년 당시 다우지수는 5월초의 9,808에서 7월말에는 7,702로 떨어졌다가 8월말에는 다시 9,053으로 올라섰으나 10월 중순에는 7,200대로 다시 주저 앉았었다. 그러다 11월말에는 9,800대로 올라설 정도로 상승했으나 2002년 3월에는 7,500대로 다시 추락했었다. 당시의 약세장은 기술적으로 10월에 끝났고 다우지수는 그해 12월에야 1만선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이런 과거 증시의 패턴이 다시 반복될까.
 
S&P의 수석투자전략가인 샘 스토벌은 기술적 데이터와 과거 동향으로 보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17일 증시가 일단 고점을 찍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향후 하락을 하면서 약세장에서의 저점을 다시 시험할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스토벌은 이번 조정에서 증시가 14% 가량 하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해 상당한 조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달 9일 660으로 12년만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던 S&P 500 지수가 지난 17일 870 근처까지 급등했던 것에서 다시 750선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달리 완만한 조정을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헤지펀드 매니저인 더그 카스는 랠리를 펼쳤던 증시가 5~6%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고객들에게 자신의 예측을 알렸다.
 
증시의 전망에 경고성 발언이 나오는 것은 심각한 경기침체 속에 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감원 한파 등이 진행 중인 가운데 미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 등 해결돼야 할 문제들이 아직 산적해 있어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헤지펀드 파브라이 인베스트먼트 펀드의 창립자인 모니시 파브라이는 이날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경제가 침체로 향후 2년간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미국 증시는 적어도 내년 중반까지는 지속적인 랠리를 시작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가 확실히 제 궤도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증시의 장기적 상승세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비관론자로 유명한 뉴욕대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도 이날 홍콩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미국 경제가 위축을 지속하고 금융시스템이 예상치 못한 충격으로 다시 고전할 것임을 전망하면서 증시가 하락해 저점을 재시험할 것이라고 밝혔다.
 
루비니 교수는 "미국 경제는 올해말까지 위축세를 지속하고 다시 성장세로 돌아서는 것이 내년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며 최근 증시의 상승랠리에 대해서는 "진정한 회복이 아니라 단지 베어마켓 랠리일 뿐이고 '멍청이들의 랠리'(suckers rally)"라고 평가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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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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