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악몽' 벗어나나?..건설사, 연초부터 수주 '총력전'

입력 : 2015-02-13 오후 5:00:25
[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지난해 겪었던 부진한 '해외사업 악몽(惡夢)'에서 벗어나기 위해 연초부터 수주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특히, 중남미와 아시아 등 신시장으로 눈을 돌려 수주 다변화에 나서며,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1월 해외건설 수주는 총 60억 달러로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애초 해외건설 수주 환경은 연이어 터진 악재 탓에 수주액은 다소 보수적인 37억 달러로 예상됐었다.
 
대부분의 수주액은 중남미와 아시아 지역에서 이뤄졌는데, 그 동안 저가 수주로 골머리를 앓던 중동에서 신시장으로 수주 다변화가 이뤄졌다.
 
여기에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ASEAN), 해외 수주지원단 파견 등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도 해외수주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국내 대형 건설사 '빅6'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대림산업은 연초부터 해외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실적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템부롱 교량 조감도.(자료=대림산업)
 
대림산업은 지난 5일 브루나이 정부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템부롱(Temburong) 교량 2구간 공사를 수주했다.
 
브루나이 역사상 가장 큰 교량 사업으로 총 사업비 2조원에 달하며, 대림산업의 수주액은 약 4830억원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다.
 
대림산업(000210)은 총 5개 구간 중 가장 긴 13.65km를 교량을 시공하고, 공사기간은 총 45개월이다.
 
현대건설 역시 지난 9일 사우디 전력청(SEC)와 1374억원 규모의 380kV 송전선로 신규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올해 첫 해외수주다.
 
이번에 수주한 공사는 사우디 수도인 리야드 지역 내 총 연장 약 249km의 송전선로를 건설하는 공사로 설계·구매·시공 및 시운전을 포함한 일괄 도급 공사이다.
 
GS건설과 포스코건설 역시 올초부터 베네수엘라 메가 가스 프로젝트(Pirital l Project)와 사우디 아람코 황이송 설비 공사를 각각 수주했다.
 
특히 GS건설의 베네수엘라 메가 가스 프로젝트는 총 2조8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가스 플랜트 공사다.
 
천연가스를 액화 상태로 추출 및 분리해 일일 생산량 10억 입방피트(1000 MM SCFD) 규모의 플랜트와 최종 운송지점인 해안가까지 약 174km 파이프 라인을 건설하는 공사다.
 
다른 건설사들도 중남미와 아시아를 중심으로 신시장 개척에 나서면서 해외수주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힘을 쏟고 있다.
 
올해 유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중동의 건설 프로젝트가 추가로 연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건설사들이 최근 한달 사이 수주한 해외프로젝트.(자료=ICAK, 하이투자증권)
 
한편, 건설업계는 지난해 유가하락으로 취소된 중동의 건설 프로젝트가 총 26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건설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혔던 쿠웨이트 정유공장 사업(140억 달러)도 발주 일정이 무기한 미뤄졌다.
 
다행인 건 급락하던 국제 유가 하락세가 최근 진정국면에 접어 들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탈리아 'Saipem', 프랑스 'Technip', 영국 'Petrofac' 등은 지난 한달 간 각각 11.8%, 17.6%, 24.7% 상승하며, 글로벌 화공 EPC 업체들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현대건설(000720), GS건설(006360), 대우건설(047040) 역시 각각 11.1%, 25.8%, 29.3% 상승하며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여전히 중동 해외건설 시장이 어렵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차츰 나아질 것이라는 관측 때문에 EPC 업체들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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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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