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소비세율 인상 충격으로 침체의 늪에 빠졌던 일본 경제가 3분기 만에 턴어라운드했다.
일본 내각부는 16일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0.6% 증가했으며 연율 기준으로 2.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이 예상한 전기대비 0.9% 증가, 3.7%(연율)에는 못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소비세율 이후 침체에 빠졌던 일본 경제가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3분기 만의 일이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4월 소비세율을 5%에서 8%로 인상했다. 이 여파로 소비 위축과 내수 부진이 지속되면서 지난 2분기와 3분기 GDP는 각각 마이너스(-)6.9%와 -1.9%로 역성장했다. 통상 두 개 분기 연속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경우 침체로 간주한다.
이에 일본은행(BOJ)은 지난해 10월 양적완화 규모를 연간 60~70조엔(약 554조~646조원)에서 80조엔으로 늘리는 추가 완화를 단행했으며 결과는 주효했다는 평가다.
주요 항목별로는 엔화 약세에 힘입은 수출 개선세가 크게 기여했다. 수출입에서 수출은 2.7% 증가했으며 수입은 1.3% 증가했다.
GDP의 60%를 차지하는 개인 소비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전기대비 0.3% 증가하는데 그쳐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7% 증가를 밑돌았다.
설비투자는 0.1% 증가했으며 공공투자는 0.6% 증가했다. 반면, 주택투자는 1.2% 감소했다.
(자료=일본 내각부 차트=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전문가들은 일본 경제성장률이 완만한 수준이긴하나 3분기 만에 침체 국면을 벗어났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신케 요시타카 제일생명 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분기 GDP성장률에 대해 "강한 숫자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우에노 츠요시 닛세이기초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증세에 따른 영향이 완화되고 있으며 저유가로 실질 임금이 개선되는 효과와 함께 실제 임금 인상도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수익이 개선되고 있는데다 법인세 감면 등을 고려할 때 향후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내용면에서 GDP 증가가 수출이나 설비투자 등 외부요인에 의한 것이 많고 개인 소비 등 내수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지적이다.
나가이 세이코토 다이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2~3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소비증세 영향일 수도 있지만 2013년 정책으로 경제가 큰 폭으로 성장한 데 따른 기저효과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경제 성장 동력이 예상보다 둔화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BOJ가 추가 완화를 결정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BOJ는 오는 17일부터 이틀간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금융정책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