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9시14분쯤 전남 곡성군 입면 금호타이어 공장에서 김모씨(45세)가 불에 타 쓰러져 있는 것을 다른 직원이 발견에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전신에 3도 화상을 입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김씨는 이날 가족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메세지를 남겨 자살 의심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김씨는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1노조 대의원으로 도급화 반대 저지를 위한 투쟁을 해왔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김씨가 직무 도급화 대상 업무를 맡고 있었고, 도급화에 반대해 왔다"며 "김씨가 유서와 도급화 반대 문구가 새겨진 마스크 등을 남겼다"고 말했다.
김씨의 유서에는 "제가 죽는다 해도 세상이 바뀌진 않겠지만 우리 금타(금호타이어)만은 바뀌어졌으면 하는 제 바람입니다. 노동자 세상이 와서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그날까지 저 세상에서 노력할게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노조 관계자는 "도급화가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전환 배치된 근로자들이 재해에 노출되는 등 문제가 많아 법원에 도급화 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상태"라며 "이번 일은 도급화 문제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경찰은 현장을 수습하는 한편 유족과 공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 광주지부와 곡성지부도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긴급대의원 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노조는 오전 10시30분 광주공장에서 도급화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