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금융투자업계의 구조조정과 체질개선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내에서 영업 중인 증권사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에도 대형·중소형사별 매각과 인수합병(M&A)이 계속되면서 이같은 흐름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문실수로 한맥투자증권이 최종 파산 처리되면서 국내에서 영업중인 증권사 수는 58개로 줄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2파산부(재판장 이재권)는 지난 16일 한맥투자증권에 대해 파산을 선고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12월24일 한맥투자증권 영업인가 및 등록을 취소하고 이 회사에 남은 약 1억원의 투자자 예탁자산을 아이엠투자증권으로 계약이전하도록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증권사 수는 2010년(62개), 2011년(62개), 2012년(61개), 2013년(62개), 2014년(58개)로 지난해 말을 넘기며 60개 이하로 감소했다. 지난 2012년 푸르덴셜증권이 한화투자증권과 합병했고, 2013년에는 CIMB증권 한국지점이 새롭게 영업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애플투자증권, 비엔지증권, 한맥투자증권이 차례로 문을 닫았고, 자본금 규모 1위인 NH투자증권이 탄생하면서 업계순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증권사 임직원 수는 2013년 말 4만245명에서 지난해 말 3만6561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12월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에서 열린 NH 투자증권 출범식에서 김원규 NH 투자증권 사장이 3D 홀로그램을 이용해 NH 투자증권을 소개하고 있다.ⓒNews1
업황 악화로 청산하는 증권사도 있었지만, 대어급 M&A로 새롭게 도약한 경우도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NH투자증권(005940)이다. 옛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합치면서 증권사 수는 또 하나 감소했다.
아이엠투자증권의 경우 지난해 연말 금융당국으로부터 메리츠종금증권의 대주주(지분율 52.08%)변경 승인을 받아 상반기 중 또 하나의 합병 증권사 탄생을 예고한 상태다.
금융위 관계자는 "연내 메리츠종금증권과의 합병으로 대형증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형사 중에서는 KDB
대우증권(006800)의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최종 인수자와 M&A 방식에 따라 업계 순위 변동이 지속될 전망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시각이다.
일본계 금융그룹 오릭스는 지난 1월30일
현대증권(003450)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대우증권 매각은 연내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초 금융위는 "구체적 매각 방식을 정하지는 않았지만 대우증권 매각을 올해 안에 추진할 것"이라며 매각 의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매각의 어려움을 겪은 비엔지증권이 결국 청산한 것처럼 중소형 증권사들은 대형사와 달리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딩투자증권은 큐캐피탈파트너스가 인수를 포기해 매각이 잠정 무산됐고, 이트레이드증권의 매각 절차 역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LIG투자증권은 LIG손해보험이 KB금융지주로 편입된 후 재매각 가능성을 놓고 노조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공공기관 해제 이후 주목받고 있는 한국거래소(KRX)의 기업공개(IPO) 이슈가 중소형 증권사 M&A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개정된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기준을 맞추기 위해 중소형사의 자본확충이 중요한 상황인데다 KRX 지분가치가 시가총액을 웃도는 증권사도 있어 소형사의 청산의지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