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 미만으로 추락한 블랙베리가 기업용 모바일 관리 솔루션인 BES12를 통해 재기의 발판을 다지고 있다.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업용(B2B) 모바일을 돌파구로 설정했다.
25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블랙베리는 엔터프라이즈 서비스12(BES12)를 구글의 안드로이드 포 워크(Android for Work)와 연동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BES12는 직원 스마트폰의 보안과 소프트웨어를 관리하는 업무용 모바일 솔루션으로, 보안성이 높고 기존의 엔터프라이즈 시스템과 무선으로 연동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1999년 출시 이후 기업인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블랙베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애용하면서 '오바마폰'으로 불렸다. 블랙베리는 지난 2008~2009년 당시 북미지역 스마트폰 시장에서 50% 수준을 점유한 절대강자였다. 이후 스마트폰 시장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현재는 시장 점유율 1%에도 못 미치는 신세로 전락했다.
하지만 기업용 서비스 소프트웨어와 수많은 특허, 수억건의 암호화된 메시지를 담당하는 보안 네트워크는 여전히 블랙베리의 강력한 무기다. 삼성전자가 블랙베리 인수설에 휘말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또 글로벌 IT기업들이 보안강화를 위해 블랙베리와 손을 잡는 추세다.
삼성전자(005930)도 지난해 11월 자사의 보안 플랫폼인 ‘녹스(Knox)’와 BES12를 결합한 솔루션을 공급하기 위해 블랙베리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기업용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블랙베리의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블랙베리가 비록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보안 플랫폼이라는 특유의 강점을 살리면서 재기의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B2C(고객과 기업간 거래) 중심의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됨에 따라 IT기업들이 B2B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무너져가는 블랙베리가 기사회생할 수 있을 지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