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외교 국조, 기관보고 끝났지만..與野 공방 여전

최경환 장관, 하베스트 날 인수 지시 여부 놓고 난타전
여야, '총회수율'과 '미회수액' 해석 차이

입력 : 2015-02-26 오후 6:06:24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해외자원외교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5일간의 국정조사 기관보고를 마친 가운데 소속 여야 위원들은 26일 각각 국회 정론관을 찾아 서로 다른 주장을 펼쳤다.
 
국조특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위원들은 하베스트 정유부문(NARL) 불법 인수에 최경환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의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한 반면, 새누리당 위원들은 최 장관의 지시나 동의는 없었다고 정면으로 맞섰다.
 
지난 5일동안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동일 기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지만 야당의 해석과 여당의 해석은 서로 달랐다.
 
◇하베스트 날 인수.."최경환 지시 있었다" vs. "없었다"
 
새정치연합 소속 자원외교 국조특위 간사인 홍영표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을 찾아 활동 경과보고를 하며 "하베스트 날을 불법 인수했을 당시 최경환 지경부 장관의 동의가 있었고 인수지시 진술이 있었음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홍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0월18일 강영원 당시 석유공사 사장은 캐나다에서 '하베스트 날 정유부문은 경제성이 없고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인수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도착하기 3시간 강 전 사장은 전 지식경제부 자원개발총괄과장으로부터 '과천 장관실로 오라'는 전화를 받았으며, 장관실을 방문한 뒤 캐나다 현지 직원들에게 "인수를 재추진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홍 의원은 "강 전 사장이 몇차례에 걸쳐 감사원에 제출한 감사심의 관련 탄원서와 의견서에 따르면 '하류부분을 포함한 전체를 인수하는 과정에 최 지경부 장관의 매수 지시가 선행됐다고 말한 바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누리당 소속 국조특위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야당의 브리핑 직후 정론관을 찾아 "하베스트사 인수에 대한 최 장관의 지시나 동의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석유공사는 최 장관에게 보고하기 전에 이미 현지 협상팀과 실사인력을 그대로 두고 하베스트 날에 대한 실사도 맡겼다"고 반박했다.
 
권 의원은 "장관 보고와 무관하게 정유부문 인수를 추진했다는 사실이 감사원 사무총장의 진술에서 밝혀졌다"며 "감사원 사무총장은 일관되게 '강영원 사장은 정유부문 인수에 대해 장관의 승인이나 허락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국회 정부 및 공공기관 등의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야당 위원들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국조특위 활동 경과보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홍익표, 전정희, 홍영표, 최민희, 김현, 김관영 의원.ⓒNews1
 
◇"총회수율 부풀려졌다" vs. "미회수액 손실로 봐선 안돼"
 
새정치연합은 이명박 정부가 해외자원개발 손실을 회피하기 위해 총회수율을 부풀렸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으나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새정치연합 홍 의원은 "해외자원개발 투자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MB정부 시기 총 273억9000만달러가 투자됐고, 총 영업이익은 41억5000만달러, 연간 수익액은 5억9000만달러로 분석됐다"며 "이 수치를 2014년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연평균 수익률이 2.2%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11월 "이명박 정부에서 투자된 해외자원개발사업의 총회수율은 114.8%, 총회수예상액은 30조원으로 전망한다"고 발표했다.
 
새정치연합은 "산업부는 향후 추청회수율을 총회수율로 둔갑시켰다"며 "삼정회계법인의 자문을 받을 때도 회계항목의 적절성만을 비공식으로 자문받았으면서 마치 총회수율 전반에 걸쳐 자문을 받은 것으로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권 의원은 당시 산업부 발표 내용에 대해 "야당에서 41조원이 투자되고 회수되지 못한 36조원은 모두 손실이라는 식으로 정치공세를 펴자 산업부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객관적이고 보수적으로 분석한 수치"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권 의원은 "야당이 '미회수액은 모두 손실'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자신들의 주장이 잘못됐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정부 및 공공기관 등의 해외자원개발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소속 여당 위원들이 야당 위원들의 기자회견이 끝나자 마자 국회 정론관을 찾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새누리당 김상훈, 이채익, 권성동, 김태흠, 정용기 의원.ⓒNews1
 
◇이명박, 국조특위 청문회 증인 채택 '오리무중'
 
자원외교 국조특위는 오는 8일부터 특위 위원을 2개의 팀으로 나눠 문제가 된 멕시코 볼레오 광산 등 자원외교 현장을 직접 방문 검증할 예정이다.
 
현장검증을 마친 뒤에는 3월 말에서 4월 초 에너지 3사 등 전직 공기업 사장과 임원들을 상대로 기관 청문회를 3회에 걸쳐 실시한다.
 
홍영표 의원은 "기관 청문회를 마친 뒤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한 이해관계자 정책책임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해 최종 청문회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의 이명박 전 대통령 증인 채택 요구에 대해 권성동 의원은 "야당의 의도가 순수하지 못하고 여당 흠집내기식 국정조사를 하고 있음이 드러나는 부분"이라며 "야당 의원들은 MB정부의 자원외교 방향이 옳다고 이번 국정조사를 통해 인정했다. 그런데 이 전 대통령이 왜 국조에 나와야 하냐"고 반문했다.
 
권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것이) 과연 대한민국의 국익, 국격과 어울리는 것인지는 스스로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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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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