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영택기자] '금호산업 인수전'의 서막이 열린 가운데, 매각 대상인
금호산업(002990) 임직원들은 담담한 분위기다.
이와 달리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은 그룹의 근간인 금호산업 인수전에 사활을 걸고 '물밑작업'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금호산업 관계자는 "박삼구 회장님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오전 8~9시 사이 출근하고 계시다"면서 "현재 (회장님께서) 지분을 가지고 경영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일이 잘될 것"이라고 회사 분위기를 조심스레 전했다.
이어 그는 "오늘 신세계가 인수전 참여를 포기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올 정도로 추측성 기사들이 난무하고 있어 (우리는) 그냥 차분히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산업계와 투자은행(IB)에 따르면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 접수는 신세계와 호반건설, MBK, IBK, IMM, 자베즈 등 총 6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1조원 안팎의 인수가로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에어부산, 금호터미널,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IDT 등 항공·물류 체인을 한꺼번에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기업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이른 감은 있지만, 금호산업 인수전이 '007작전'을 방불케 할 만큼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박삼구 회장은 채권단 보유 지분 중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도 갖고 있어 가장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1조원 안팎의 자금 조달 방안이 명확하지 않은 박삼구 회장 역시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박삼구 회장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을 1200억~2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2009년 금호그룹 계열사들이 워크아웃을 시작한 뒤 사재 3300억원을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073240) 유상증자 자금으로 내놨고, 금호타이어 지분 7.99%가 채권단에 담보로 잡혀 유동화가 쉽지 않다.
여기에 금호산업 인수전 이슈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때문에 박삼구 회장은 재무적 투자자(FI)와 손을 잡거나, 금호타이어의 자산을 담보로 자금을 끌어오는 등의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한편, 서재환 금호아시아나 전략경영실 사장은 그룹의 '재무통'으로 박삼구 회장의 핵심 측근이다.
이번 금호산업 인수전의 브레인으로 평소 온화한 성격이지만, 업무에 있어서 치밀하고, 철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그룹의 전략경영실장을 맡아 주요 계열사의 경영정상화에 공로를 인정받으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