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지는 '디플레' 우려..물가 3개월 연속 0%대

2월 상승률 0.5%..1999년 이후 최저
정부 "국제유가 하락영향..디플레 우려 단계 아냐"

입력 : 2015-03-03 오전 10:51:03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 상승하면서 3개월 연속 0%대 흐름을 이어갔다. 저유가에 따른 석유류 가격 하락 영향이 컸다.
 
물가가 석 달 연속 0%대를 기록한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으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15년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0.5% 상승하는 데 그치며 3개월 연속 0%에 머물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013년 10월 0.9%를 기록한 이후 13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0.8%로 주저앉았다. 특히 지난달 물가상승률은 지난 1999년 7월 0.3% 기록 이래 15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소비자물가가 이처럼 낮은 상승률은 기록한 것은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석유류 제품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휘발유는 전년 동월 대비 23.5% 하락했고 경유와 LPG 자동차용도 각각 24.7%, 27.7% 떨어졌다.
 
김보경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국내 석유류 가격이 5.3% 하락한 것이 전체 물가 상승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저물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박종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제유가 하락과 국내 디플레이션' 보고서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더 낮아져 마이너스값을 나타내면 이를 계기로 소비자들은 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될 것이고, 이는 자기실현적 예언이 되어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고, 디플레이션이 고착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정부는 국제유가 하락을 이유로 내세우면서 디플레이션 우려에 선을 그었다.
 
김보경 과장은 "하락 품목이 주로 석유류로 제한됐고 식료품은 1월에 비해 큰 변동이 없다"며 "현 상태에서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목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과장은 "근원물가 상승률이 전월 대비 0.1%, 전년 동월 대비 2.3%로 전월에 이어 2%대 수준을 유지했고, 기대인플레이션도 아직 높은 수준"이라면서 "앞으로 내수 회복에 따라 수요측 물가 상승 압력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기재부는 향후 국제유가는 양호한 수급여건으로 인해 전반적으로 안정세가 지속되겠으나, 그동안 큰 폭의 가격 하락과 최근의 국제유가 반등 조짐 등을 감안할 때 하락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재부는 "국제유가 등 변동 요인들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국민 체감물가 안정을 위한 가격·유통구조 개선, 경쟁 촉진 등 물가정책방향을 지속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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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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