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가 20만명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 비중은 30%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지난해 태어난 2024년생 출생아 아빠의 육아휴직 사용률도 10%를 넘어섰는데, 합계출산율 반등과 함께 '6+6 부모 육아휴직제' 등의 영향이 컸습니다. 다만 남성 육아휴직자의 약 68%가 종사자 300인 이상 기업체에 쏠리면서 육아휴직도 대기업·중소기업 간 양극화 현상을 보여줬습니다.
육아휴직자 10명 중 3명은 '아빠'…신생아 때 사용률 첫 10% 돌파
국가데이터처가 17일 발표한 '2024년 육아휴직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 수는 2만6226명으로 전년보다 4.0%(8008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매년 육아휴직자는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직장인 부모 중 그해 휴직을 시작한 사람을 기준으로 집계합니다.
육아휴직자 수는 2010년 통계 작성 이후 꾸준히 늘면서 2018년(15만3741명) 15만명을 넘어선 뒤, 2022년(20만2093명) 20만명을 처음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2023년(19만8218명)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떨어지는 등 저출생이 심화하면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이후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75명으로 2015년 이후 9년 만에 반등하면서 다시 증가 전환했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남성 육아휴직의 약진입니다. 여전히 전체 육아휴직자 중 여성의 비중이 월등히 높지만, 지난해에는 여성의 사용이 소폭 줄고 남성이 비중이 크게 늘었습니다. 실제 지난해 전체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6만117명으로 전년보다 18.3%(9302명) 증가한 반면, 여성은 14만6109명으로 전년 대비 0.9%(1294명) 감소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중은 29.2%로, 육아휴직자 10명 중 3명이 아빠였습니다.
지난해 태어난 2024년생 아이의 부모가 바로 육아휴직을 사용한 비율도 34.7%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이중 남성의 사용률은 전년보다 2.7%포인트 상승하면서 10.2%로 집계, 처음으로 10%를 넘어섰습니다. 지난해 여성의 사용률(72.2%)이 1.0%포인트 하락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이는 생후 12개월 이내 자녀를 돌보는 부모가 함께 육아휴직을 하면 첫 3개월간 통상임금 100%를 주던 '3+3 부모 육아휴직제'가 지난해 1월부터 '6+6 부모 육아휴직제'로 개편된 영향이 컸다는 분석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아빠 육아휴직도 '부익부 빈익빈'…'대기업 쏠림' 여전
다만 남성의 육아휴직 사각지대는 여전했습니다. 남성 육아휴직자 수와 사용률은 기업 규모에 따라 이용 격차가 뚜렷했는데, 기업 규모가 작아질수록 줄었습니다. 실제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남성의 67.9%는 300인 이상 기업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나 대기업 쏠림 현상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이어 50~299명 규모의 기업은 14.8%, 5~49인 규모의 기업은 12.7% 등의 순으로 나타나 회사 규모가 작아질수록 육아휴직 비율이 저조했습니다. 육아휴직을 쓴 여성 역시 300인 이상 기업에 다니는 비율이 57.7%로 가장 많았습니다.
육아휴직 사용률도 부모가 소속된 기업체 규모가 작아질수록 줄어들었습니다. 300인 이상 기업 소속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12.5%, 여성은 78.4%로 모두 평균치를 웃돈 반면, 5~49명 규모 기업체에서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은 7.2%, 여성은 67.5%로 각각 줄어들었습니다. 4명 이하 사업체 소속에서는 여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41%에 그쳤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남성이 종사한 산업별 비중은 제조업이 22.3%로 가장 높았습니다. 이어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19.6%),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10.6%) 순이었습니다. 여성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20.3%로 가장 높았고,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14.5%), 교육서비스업(11.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 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한 물놀이장에서 아이와 아빠가 함께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