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을 계기로 국내 보건의료계의 중동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마련됐다. 보건복지부와 의료계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와 정부 간(G2G), 민간 간(B2B) 회담을 갖고 의료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4일 복지부는 지난 3일 오후(국내시간 3일 오후 23시) 문형표 복지부 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와 회담을 갖고 보건의료, 제약 플랜트, 의료기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우선 한국형 의료기관 위탁운영 시스템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한다. 이는 서울대병원이 아랍에미리트(UAE)로 직원 20%를 파견한 것처럼 국내 의료기술을 해외에 전수할 전망이다.
또 한국형 건강보험제도와 심사평가 제도에 대한 지식을 사우디아라바이와 공유하고 사우디 간호사 등 의료인 교육훈련도 확대할 방침이다. 병원정보시스템 수출, 건강노화·줄기세포 등 한국 선진의료기술도 이전하고 보건의료 연구개발(R&D) 프로젝트 등도 추진된다.
특히 이날 회담에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양국 간 협력을 보건의료 R&D 중심에서 의료기관 운영(O&M), 의료인력 교육, 디지털 병원 설립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복지부는 2일에도 쿠웨이트 보건부는 '보건의료 협력에 관한 포괄적 양해각서'를 새로 체결했다"며 "앞으로 양국 간 지속적인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의료분야의 중동 진출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우선
JW홀딩스(096760)는 5년간 항생제와 수액제 등 4품목을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으며, BC월드제약은 진통제와 고혈압제제, 결핵치료제 등을 기술이전하고 완제의약품 등을 수출하기로 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JW홀딩스는 사우디 수다이르(Sudair) 지역에 설립될 한국 특화 제약단지 내에 수액공장을 턴키방식으로 설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우리 제약산업이 본격적으로 중동 지역을 개척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중동 순방을 통해 국내 의료기관이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진출하는 성과도 거뒀다.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과 녹십자 의료재단은 사우디아라비아 IBV사(社)와 '여성암센터' 건립·운영에 관한 협력협약(Cooperative Agreement), 검체분석 임상병리실험실 설립·운영에 관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150병상 규모인 여성암센터는 내년에 개원을 목표로 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중동과의 협력을 강화하해 1970년대 중동 붐에 이어 21세기에는 한국 보건의료계가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겠다"고 말했다.
◇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 보건부와 양국 보건의료산업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회담을 열었다.(사진=보건복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