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주문형 비디오(VOD) 가격 인상안을 놓고 지상파와 유료방송사간의 기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VOD 블랙아웃이 현실화 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시청자를 볼모로 한 대립은 쉽게 끝나지 않을 듯 하다.
5일 유료방송 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3사의 VOD 가격 인상 요구에 대한 협상이 결론없이 평행선을 걷고 있다. 지상파가 협상 시한으로 못 박은 2월 말이 지나고는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는 분위기도 전해진다.
지상파는 신작 VOD의 경우 HD는 현행 1000원에서 1500원으로, SD는 700원에서 1000원으로 올려줄 것을 요청했다. 방영된 지 1년이 넘은 구작에 대해서는 HD 1000원, SD 700원으로 서비스 가격을 단일화 할 것을 제시했다.
유료방송 업계는 "지상파의 요구가 지나치다"며 일제히 반발했다. 한 번에 가격을 50%나 인상하는 것은 소비자가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협상 초기 개별 접촉을 하던 것에서 공동 대응을 하는 것으로 방침을 변경하기도 했다.
수 차례의 협상이 결렬되며 지상파는 VOD 가격 인상 대상을 일부 인기 콘텐츠로 한정하는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유료방송 업계는 이 역시 거절했다. 제작비 상승으로 콘텐츠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상파의 주장에 동조할 수 없다는 입장에서다.
반대로 유료방송도 절충안을 제시하는 등 협상 테이블은 계속해 열려있지만 상황은 조금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가격이 정해지면 최소 몇 년간은 그대로 유지가 될 것이기 때문에 양쪽 모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VOD 가격 인상을 둘러싼 지상파와 유료방송의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CJ헬로비전이 선보인 '프리미엄 무료관'의 이용 모습.(사진=CJ헬로비전)
다만 양측의 협상 불발로 인한 VOD 서비스가 중단되는 '블랙아웃'이 현실화가 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유료방송의 주요 서비스로 자리잡은 VOD가 중단될 경우 시청자의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VOD 블랙아웃이 나타나면 지상파는 시청자의 비난을 감수해야 할 부담이 있다"며 "굳이 무리수를 두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령 콘텐츠 제공 중단을 결정하더라도 사전 고지기간을 둬 시청자의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