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경제활성화를 위한 내수 부양 움직임이 분주하다.
특히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최근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큰 걱정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내수 부양 정책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5일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부총리 말대로 경제활성화를 위한 구조개혁의 기반을 마련하려면 올해가 적기"라면서 "원론적인 합의로는 노동시장 등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유연성과 안정성을 함께 갖춘 사회적 대타협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노동개혁의 경우 노동계와 사측의 양보가 필요한데 이게 가능하도록 정부는 최대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것"이라며 "금융개혁도 모험자본 및 정책금융 활성화 등 금융업을 촉진시킬 수 있는 방안들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최경환 부총리는 전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수요포럼 조찬강연에서 "3월부터 6월까지가 경제 살리는 골든타임"이라며 내수 부양 의지를 강력히 밝힌 바 있다.
최경환 부총리는 "이제는 골을 넣어야 할 시기"라면서 "올해는 선거도 없어 정책에만 올인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특히 하반기에는 총선 국면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상반기가 (경제 살리는) 골든타임"이라고 언급하며 최저 임금 인상, 기업의 임금 인상 요구, 노동·금융·교육·공공부문 등 4대 부문의 구조개혁 등을 내수 부양 카드로 꺼내들었다.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연초부터 실물 경기를 보여주는 생산·소비·투자 지표가 동반하락하고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등 심상치 않은 경제상황에 대한 위기감을 표출한 것이다.
우선 정부의 내수 살리기 방안은 최저임금 인상이다.
정부는 적정 수준의 임금 인상 없이는 내수가 살아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7% 가량의 최저임금 인상을 시사하고 있다.
최 부총리도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비슷한 주장을 하고 있고, 일본의 아베 총리는 노골적으로 기업들에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근로자 임금 인상을 독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올 들어 주요 기업들이 경영여건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임금 동결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한 경고의 목소리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정부가 올해 내수 부양을 위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은 노동·금융 등 4대 부문의 구조개혁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말 '201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이미 구조개혁을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정부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해 3월까지 노동개혁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을 이뤄내고 4월에는 공무원 연금법 통과, 5~6월까지는 노동관련 법안을 통과 시킨다는 계획이다.
금융부문의 구조개혁도 핵심 중의 핵심이다.
최 부총리가 "금융업이 보신주의로 고장났다. 제대로 경제에 기여하는 점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금융부문의 강도 높은 구조개혁이 예고되고 있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내에 금융업종 간 칸막이 완화, 건전성 규제 완화 등 금융부양책이 담긴 '2단계 금융규제 개혁 방안'이 나올 예정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의 합의안대로 3월까지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임금·근로시간·정년 등 현안, 사회 안전망 정비 등 우선 과제를 집중 논의하고 사회적 대타협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 부문 구조개혁을 위해서는 올 상반기에 '2단계 금융규제 개혁 방안'을 마련하고, 공공 부문 구조개혁을 위해서는 오는 4월까지 사회간접자본(SOC)·문화예술·농림수산 분야에 대한 기능조정 계획을 마련하는 등 2단계 공공기관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기획재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