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중국이 경제성장률 목표를 15년 만에 가장 낮은 7%전후로 설정했다.
로이터통신과 차이나데일리 등 외신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5일(현지시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를 7% 안팎으로 제시했다.
성장률 목표는 지난해 제시한 7.5%에서 후퇴한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부동산 침체와 과잉 생산 등으로 24년 만에 최저인 7.4% 경제성장률을 기록,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이 같은 결과에도 중국 정부가 경기 둔화를 용인한 데는 그 만큼 내수를 중심으로 한 경제성장을 목표로 삼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리커창 총리는 보고를 통해 "경제를 둘러싼 하방 압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며 "특히 중국 경제가 갖고 있는 뿌리깊은 문제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현재 직면한 어려움이 작년보다 더 크게 느껴질 수 있으나 개혁의 심화와 구조조정을 통하지 않고서는 안정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고 역설했다.
두 자릿수 성장을 위해 무리하지 않겠다는 방침에 따라 중국은 다른 경제 목표도 줄줄이 낮췄다.
소비자물가지수(CPI)상승률 목표는 지난해 3.5%보다 낮은 3%로 제시했으며 재정적자 비율도 국내총생산(GDP)대비 2.3%로 제시했다.
소매판매 증가율 목표는 13%로 지난해 보다 1.5%포인트 낮췄고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 목표 역시 15%로 17.5%에서 하향 조정했다.
초미의 관심사였던 중국의 국방예산 증가율은 10.1%로 제시했다. 이 역시 전년 증가율 12.2%보다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구조개혁에 대한 중국의 의지를 재확인했다며 향후 재정정책이나 통화완화를 통한 경기부양 기대가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했다.
코왈치크 크레디트아그리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7% 경제성장률은 통화 완화 여지가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헬렌 주 블랙록 자산운용 중국 전략가역시 "소비자물가 등은 큰 의미가 없다"며 "오히려 재정적자 비율이 2.3% 내외라는 부분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정책 활용 여지가 줄었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지도부는 경제 뿐만 아니라 행정기구의 간소화와 권한 위양을 추진하고 국유기업 등 다양한 분야의 개혁을 강화하기로 했다.
리커창 총리는 "환경 오염과 관련, 국민의 삶과 직결돼 있는 만큼 강력한 수단과 대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부패 문제 역시 "한치의 용납도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며 청렴한 정치에 대한 결의를 재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