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CEO 내부승계 마련 절치부심

현직CEO 연임우선권 부여, 윤종규 회장 특혜 논란
'KB사태' 사외이사들 "그래도 이번 아니면 안된다"

입력 : 2015-03-05 오후 4:38:44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지난해 경영진 내분사태를 겪은 KB금융(105560)지주가 새로운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하는 데 절치부심을 하고 있다. 지배구조 개선안의 핵심인 최고경영자(CEO) 후계 승계를 놓고 현직 CEO에 연임 우선권을 주느냐 마느냐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조직 내외부에서는 현직 프리미엄이 있는 CEO에게 굳이 연임 우선권을 명문화 해서 주는 것이 맞냐고 의문을 제기하지만 KB사태를 겪은 사외이사들은 이번이 아니면 안된다는 입장이다.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105560) 이사회는 오는 9일 CEO 내부승계에 대해 재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6일 이사회는 '지배구조개선 방안'을 확정했지만, 현직 회장에게 연임 우선권을 주는 CEO 내부승계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연임 우선권이란 당초 현직 회장의 임기 만료 수개월 전에 현직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면 경영실적과 내외부 후보자군과의 경쟁력등을 고려해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에 대해서는 이번 개선안은 적용을 배제하는 방안이 마련됐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외부 논란을 의식하고 있는 KB금융은 차기 회장부터 적용되는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대다수 사외이사들은 현 CEO부터 적용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KB금융의 한 사외이사는 "현직 회장에게 연임 의사를 먼저 묻는 것에 대한 공감대는 이뤄졌다"며 차기 회장부터 적용되는냐는 질문에는 "너무 먼 미래"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말 임기를 시작한 윤종규 회장으로서는 연임 우선권 논란이 장기집권에 대한 욕심으로 비춰진다는 점에서 부담스럽다. 이사회에서 결론을 미룬 것도 윤 회장을 둘러싼 외부 논란이 뜨거워서다.
 
현직 회장에게 연임 우선권을 주면 장기집권을 위한 권력화가 우려된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KB사태에서도 임영록 전 회장이 사외이사들과 결탁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윤 회장이나 KB금융으로서는 논란이 커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현직 우선권 적용 대상을 차기 회장으로 미루거나 명문화 하지 않기를 바라는 바람이다. 한 관계자는 "되레 금융당국이나 외부에서 보면 서로 갈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논란은 불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CEO 내부승계를 마련하고 있는 사외이사들이 'KB사태의 당사자'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김영진 이사를 포함한 현 사외이사들은 KB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번달 임기가 끝나는 대로 연임하지 않고 모두 사임하기로 돼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내분사태를 계속 추스려야 하는 현직 회장의 리더십을 흔들 수 있는 지배구조 보다는 큰 틀만 마련하고, 나머지 구체적인 사안은 새로운 이사회 멤버들이 만들어 가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지난달 말 일찌감치 새로운 사외이사 후보 7명을 선정한 상태다. 이중 이병남 LG인화원장, 이화여대 김유니스 교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박재하 부소장 등은 소액주주 대표단의 추천을 받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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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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