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큐셀이 미국 메이우드 지역에 건설한 태양광 발전소.(사진=한화)
[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한화큐셀이 태양광 관련 신기술 상용화를 목전에 뒀다. 업계에서는 해당 기술이 공정에 접목되면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을 최대 절반가량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혁신이다.
6일 한화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미국 벤처기업 1366테크놀로지와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을 발표하고, 신기술인 Direct Wafer(다이렉트 웨이퍼)의 조기 상용화를 위한 R&D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다이렉트 웨이퍼는 잉곳 과정을 거치지 않고 용융 상태의 폴리실리콘에서 직접 웨이퍼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태양광전지는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태양전지-모듈'의 과정을 거쳐 제조되는데, 신기술 적용으로 공정축소를 꾀해 기존보다 웨이퍼 생산량을 늘릴 수 있게 됐다. 가격 경쟁력 확보의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다.
1366은 이르면 올 3분기 미국에서 250메가와트(MW) 규모의 공장 건설에 들어간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웨이퍼는 한화큐셀의 말레이시아 공장에 공급돼 태양전지-모듈 제조에 쓰일 예정이다. 웨이퍼를 싸게 공급받는 한화큐셀의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0년 중국 솔라펀파워홀딩스를 인수하며 태양광사업에 출사표를 던진 뒤 곧바로 업황 침체를 맞았다. 하지만 관련 사업에 뚝심 있는 투자로 입지를 확대해 왔다. 오히려 향후 성장 가능성에 주목, 투자를 늘리며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2010년 10월 1366테크놀로지 지분 인수를 시작으로 2011년 9월 미국 크리스탈솔라와 원루프에너지 지분 인수까지, 작지만 내실있는 미국 벤처기업들이 초기 주요 투자 대상이었다. 지난 2012년에는 독일 큐셀을 인수하며 세계 3위의 셀 생산회사로 도약, 글로벌 태양광사로의 전환점을 맞았다.
한화가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태양광 사업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가 사업 초창기부터 주도하고 있다. 특히 초기 투자 결실을 본 1366의 본사는 김동관 한화큐셀 상무가 졸업한 하버드대와 가까운 거리에 있어, 김 상무가 사업 초기 지분 투자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이번 한화의 성공적인 경영사례는 지난 2011년 미국 태양전지 제조업체 헬리오볼트 지분에 투자한 SK에 뼈아픈 실책과 대비돼 조명될 전망이다. 당시 SK이노베이션과 SK TIC는 총 7600만달러(약 837억원)를 투자해 헬리오볼트 지분 47.9%를 사들였지만, 해당 기업이 최근 청산절차에 돌입해 SK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