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사진)이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 차기 회장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청와대 지시를 받은 미래창조과학부 담당자가 업계에 이를 관철시킨 것으로 알려져, '낙하산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6일 방송업계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5일 미래창조과학부 담당자가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대표들과 접촉해 '윤두현 전 수석을 차기 협회장으로 선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청와대가 낙점한 인사를 주무부처인 미래부를 통해 업계에 전달한 것이다.
◇청와대가 차기 케이블협회장에 윤두현 전 홍보수석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News1
그간 케이블협회장 선출에 정권의 입김이 작용한 적은 많았지만 청와대에서 직접 내려보낸 경우는 처음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도 당혹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더욱이 윤 전 수석의 경우 청와대를 나온지 열흘도 채 되지 않아 '낙하산 논란'이 더욱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부 산하 기관도 아닌 민간 협회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과하다는 평가다.
이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를 나온지 며칠 되지도 않은 사람이 민간협회의 장으로 앉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과연 업무 수행을 잘 할 수 있을까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인사에도 품격이 있는데 이는 매우 적절하지 못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27일 윤두현 홍보수석의 교체 소식을 알렸다. 윤 전 수석이 설 연휴 전 "육체적으로 힘들다"며 사의를 표해 이를 받아들였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케이블협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잘 모르는 얘기다. 우리는 협회장으로 가장 적합한 인사가 오기를 바랄뿐"이라고 답했고, 미래부는 "금시초문"이라고 윤 전 수석 내정설과 개입의혹을 부인했다.
일부 협회 쪽 관계자들은 "케이블의 역사가 20년이 된 만큼 내부 인사가 선출될 때도 됐다"며 "정부기관의 추천을 받을 수는 있지만 참고사항에 그쳐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례를 봤을 때 협회장의 정치색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래도 새 협회장이 정권과의 거리가 이처럼 가까웠던 적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케이블협회는 오는 19일 이사회를 열어 차기 협회장 후보를 결정한다. 이때 후보자가 1명으로 의견이 모아지면 큰 반대없이 선출될 것으로 보이지만, 후보자가 다수로 나온다면 2012년 협회장 선출때와 같이 프리젠테이션 면접경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