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전기택시 국내시장 선점을 두고 르노삼성자동차와 중국기업 BYD가 은근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 국내 전기택시는 르노삼성의 SM3 Z.E가 유일하다. 2012년부터 SM3 Z.E. 전기차 판매를 시작한 르노삼성은 지난해 9월부터 서울시와 전기택시를 시범운영하고 있다. 다음달이면 SM3 Z.E.는 8개월 간의 시범운영을 마친다. 서울시는 전기택시의 경제성·환경성 등에 대한 성과분석 등 실증사업을 통해 전기택시를 단계적으로 확대보급할 방침이다.
◇르노삼성자동차의 택시용 전기차 SM3 Z.E.(사진=뉴스토마토)
이 여세를 몰아 올해 르노삼성은 전기택시 보급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박동훈 르노삼성 영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 6일 '제2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해결해야할 게 많은 생태계 내에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전기차를 보급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면서 "그러다 택시가 선행돼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르노삼성은 친환경 전기차의 메카로 부상 중인 제주도를 비롯해 부산·서울 등의 도시에서 1일 기준 주행거리 150~200km인 택시를 타깃으로 정했다.
지자체가 500대의 전기차를 보급한다고 가정했을 때 시 1년간 민간의 전기차 이용자수는 500명이다. 이에 반해 전기택시는 민간보다 4800배 많은 240만명이 이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전기택시의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전기차 보급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르노삼성은 판단하고 있다.
올해 국내 진출을 예고한 중국의 전기차전문업체 BYD도 전기택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BYD는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전기 크로크로스오버차량(CUV) 'e6'를 선보였다. 민간보급용과 전기택시용이 각각 전시돼 있다.
◇BYD의 택시용 전기차 e6(사진=뉴스토마토)
e6는 최대출력 121마력, 최대토크 405Nm을 자랑한다. 3000cc급과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한 번 충전으로 최대 30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SM3 Z.E.의 1회 충전 주행거리 135km의 두배를 웃돈다.
e6에는 자체 개발한 인산철배터리가 적용됐다. BYD 관계자는 "원래 BYD가 배터리 회사이기 때문에 배터리에 있어서는 다른 업체에 비해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판매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추후 정부보조금 등에 대한 논의를 거친 후에 확정할 예정이다. 중국에서는 우리 돈으로 5000만~60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BYD 관계자는 "SM3 Z.E는 5년째 유럽·홍콩 등에서 전기택시를 운행 중"이라며 "현재 택시로 운행할 수 있는 준중형급 세단차량이 SM3 Z.E. 밖에 없지만 BYD가 국내에 진출하면 선택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국내에서 자동차 등록을 하려면 법규에 맞춰야하는데 힘들 수 있다"면서 "기술적인 면에서도 르노삼성은 3세대 배터리를 적용했지만 BYD의 경우 5년전 개발된 2세대 배터리를 장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으로 승부해서 주행거리를 늘린 것 뿐 한국에서 배터리 사후서비스(AS)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전기차로서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