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일제강점기 토지수탈을 목적으로 작성된 동경 중심의 지적·임대도 등록원점이 100여년 만에 세계 표준 좌표로 바로 잡힌다. 좌표변환에 따라 도면상 위차가 남동쪽으로 365m 이동하지만 권리변동을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8일 지역측지계의 동경측지계로 설정된 지적·임야도의 등록원점 체계를 2020년까지 세계표준인 지구질량 중심의 측지계로 변환한다고 밝혔다.
측지계는 지구의 형상과 크기를 결정해 곡면인 지구의 공간정보의 위치와 거리를 나타내기 위한 기준이다. 국내 지적·임야도 등 지적공부는 1910년 토지조사 당시부터 지금까지 일본의 동경원점 기준인 동경측지계를 사용하고 있다. 동경측지계는 세계측지계보다 약 365m 북서쪽에 위치해 있다.
정부는 지난 2010년 측량법을 개정해 지형도, 해도, 군사지도 등 지표상의 공간정보를 세계측지계로 설정했으나, 동경측지계를 사용하는 지적공부와 호환성이 떨어져 공간정보를 제공하는데 한계가 있어 변환키로 했다.
또한 정부는 일제강점기 동경측지계에 의해 작성돼 100여년간 사용한 지적공부를 국제표준의 세계측지계로 바꿈으로써 일제 잔재를 청산하는 계기로 삼기로 했다.
국토부는 소유권과 밀접한 지적공부를 세계측지계로 변환하기 위해 2013년도에 선행사업을 추진해 변환절차와 방법을 검증했고, 2014년 본사업을 실시해 전국토의 5%인 163만7000필지를 전환했다.
올해는 전국토의 10%인 300만필지를 변환하고, 2020년까지 국가재정 부담없이 지자체 담당공무원이 직접 위성측량방법으로 기준점측량에 의해 전국토를 세계측지계로 바꾸기로 했다. 국토부는 직접수행으로 총 사업비 1조3000억원의 8.8%인 1146억원의 국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측지계 변환 예시.지적도의 좌표만 남쪽 315m, 동쪽 185m씩 변화(자료제공=국토부)
세계측지계 변환으로 지적·임야도에 등록된 토지경계는 바뀌지 않고 도면상 위치만 남동쪽으로 365m 이동하게 된다. 실제 토지의 위치는 변동되지 않으며 권리면적, 토지소유권과 그 이외의 권리관계 등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제잔재가 청산됨으로써 국가 위상은 높아지고, 지적공부와 공간정보가 융·복합된 다양한 콘텐츠가 개발됨에 따라 공간정보 산업이 활성화되고 소유 권리관계 확인이 편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