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독일이 수출에 의존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내수 위주의 수익 구조를 마련해 나가는 모양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독일이 주택 건설과 리모델링 투자를 확대하는 식으로 내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시장 조사전문 업체 GfK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 리모델링 투자는 전년대비 10%나 증가한 393억유로에 이르렀다.
GfK는 또 '주택개보수대출(home improvement loans)'이 다른 모든 명목의 대출을 능가했다고 평가했다.
이렇게 독일 사람들이 대출을 받아 가면서 자기 집을 고치는 등 지출을 늘리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낮은 기준금리와 임금 증가, 저렴한 물가, 고용 확대 등이 어우러져 소비심리를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집수리 업체 호른바흐의 악셀 뮐러 대변인은 "기준 금리가 낮은 편이라 자신의 부동산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라며 "다른 대안 투자처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비지출이 증가했다는 것은 독일 경제에 매우 희망적인 소식이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내정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서방이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가하자 탄탄대로를 걷던 독일 수출에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지난 한 해 동안 독일의 대러시아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로 무려 20%나 감소했다. 독일 경제 성장률에 타격을 입할 만한 수준으로 수출이 급감한 것이다.
다행히 지난해 하반기 들어 민간 소비를 기반으로 내수가 확대된 덕분에 독일은 수출 감소로 인한 손실분을 상당부분 만회했다.
이런 흐름은 올해 초에도 이어졌다. 지난 1월 계절조정한 독일의 소매판매는 전달대비 5.3% 증가하며 지난 2010년 6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교사로 일하고 있는 마티아스 섀퍼(44)는 "독일은 금융위기를 큰 탈없이 통과했다"며 "사람들이 굳이 돈을 아껴야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