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통합5연패'(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우승)가 목표인 삼성 라이온즈에는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 경쟁을 중시하는 모기업 문화답게 류중일 감독도 선수 간 경쟁을 견인하면서 포지션별로 주전급 선수가 연신 등장하고 있다.
올해 삼성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 포지션은 단연 중견수다. 지난해 외야수 배영섭의 군입대로 빈 중견수를 박해민이 어렵게 꿰찼지만, 강력한 경쟁자가 둘이나 등장했다. 올해 스프링캠프 도중 류 감독 눈에 든 박해민의 절친 박찬도와 잘생긴 외모와 더불어 지난해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타격 선두로 주목받은 구자욱이 그 주인공이다.
자리를 지켜야 하는 입장인 박해민은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해 기회를 잡았다. 2012년 신고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그는 지난해 초기에는 주목 받기는커녕 언급도 뜸했던 선수다. 스프링캠프도 가지 못했고, 시범경기도 나오지 않던 무명선수였다.
하지만 배영섭의 입대로 생긴 공백이 박해민의 기회가 됐다. 류 감독의 마음을 얻는 중견수 후보가 없던 때 박해민은 우연히 온 기회를 잡았고, 결국 119경기에서 '1홈런 31타점 65득점 36도루, 타율 2할9푼7리' 기록을 남겼다. 한국시리즈에선 부상 투혼도 펼쳐 주목받았다. 배영섭이 긴장할 만한 상황이다.
류 감독도 박해민에 대해 "스스로의 노력으로 재능을 떨치는 모습이 기특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삼성의 올해 중견수는 응당 박해민의 몫일 것이라 예상됐다.
그런데 상당한 기량의 두 선수가 도전하면서 중견수 자리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우선 박찬도는 지난해 대주자와 백업으로 28경기에 출전해 '3타점 8득점 6도루, 타율 5할(8타수 4안타)'의 무난한 성적을 거둔 것에 이어 이번 전지훈련과 시범경기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그는 평균 이상의 외야 수비와 비교해 주루와 타격이 약하다는 평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캠프 연습경기 당시 타율 4할의 좋은 기록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지난 11일 시범경기에서는 2루타성 타구를 친 후 빠른 주루로 3루타로 만드는가 하면 내야땅볼을 날리고도 1루에 안착했다. 호수비는 여전했다.
류 감독은 "박찬도가 타격이 많이 늘었다. 밀어서 칠 수 있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며 "수비도 많이 좋아져서 앞으로 쓰임새도 많아질 것 같다"고 호평했다.
'미남'이란 타이틀로 연초부터 주목받은 구자욱은 퓨처스리그 남부리그의 '타격왕'과 '도루 3위'의 성적을 거두는 등 빼어난 실력도 갖춘 선수다.
2012년도 삼성 시절 볼넷과 삼진 비율이 좋지 않다는 지적이 않았지만, 상무에서 이를 개선했다. 체중을 찌워 타격감을 높였으며, 1-2-3루수와 외야수 전 포지션 수비가 다 가능한 정도로 가치를 키웠다. 스프링캠프에서도 호쾌한 타격으로 주목을 많이 받았다.
올해 삼성의 좌익수는 최형우, 우익수는 박한이, 1루수는 채태인, 3루수는 박석민이 그대로 출전할 확률이 높다. 중견수 자리는 이들 세 선수가 치열한 경합을 벌어야 한다.
정규시즌 개막이 보름 정도 남은 가운데 박해민, 박찬도, 구자욱 중 누구에게 중견수를 맡길지에 대한 류 감독의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해민. (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