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 1%대에 진입한 가운데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어느 정도 예견된 정책결정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한국은행의 향후 통화정책 방향 예상도를 살피는 모습이다.
12일 증권사는 일제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3월 기준금리 인하(2.00%→1.75%)에 대해 진단하고 채권시장 전망과 투자전략을 내놨다.
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하가 어느 정도 예견된 만큼 금리인하 결정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면서 당분간 레인지 장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당분간 레인지 장세 속 저가매수 기회를 살피는 가운데 단기물의 상대적인 강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스티프너 포지션을 유치하는 것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장기물의 상대적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로 국고채 3년물과 기준금리간의 스프레드는 약 13bp 수준으로 확대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제는 미국채 10년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미국채 대비 고평가 영역에 진입, 외국인들이 최근 10년 국채선물을 지속적으로 매도하는 배경이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장기구간의 상대적인 약세로 국고3년물과 10년물의 스프레드는 50bp까지 확대될 전망"이라고 했다.
박혁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리인하는 통화당국이 1월 제시한 경제전망 오류를 시인한 셈"이라며 "빈번한 전망 오류로 통화단국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훼손했다"고 말했다.
통화당국의 경제전망에 근거한 통화정책 방향 예상도 빗나갈 수밖에 없고 따라서 한은이 제시하는 4월 성장경로가 낙관적이더라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완전 소멸됐다고 전망하는 것은 결국 자기 발목을 잡는 것이라고 했다.
추가 기준금리 인하 여부와 관련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공동락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금리인하 사실은 추가 인하 기대를 자극할 가능성이 높아 당분간 채권시장은 1.50% 기준금리에 대한 프라이싱을 공격적으로 감행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낮아진 기준금리와 지난해부터 총 3차례 금리인하에 따른 효과가 2분기부터 서서히 나타나면서 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보여 1.75%가 이번 인하 사이클의 마지막이 될 것이란 평가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그 여부는 국내 경기회복 경로와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 가계부채 증가 속도에 달렸다"며 "향후 국내 경기가 추가적으로 악화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2월까지 내수와 수출 등의 지표가 부진하지만 수익도 감소해 순수출이 내수 부진을 어느정도 만회할 것이란 설명이다. 가계부채도 부담이라고 했다.
그는 "은행 주택담보대출이 작년 8월 이후 25조원 증가했다. 가계부채 증가는 곧 내수를 제약하는 요인"이라며 "추가 금리인하는 양날의 검과 같아서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의 여건을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추가인하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반면 추가 한차례 더 기준금리 인하를 실시할 수 있는 여지가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국내 정책기대 소멸은 적어도 2분기 경기개선은 유효하다는 것이 확인될 5월 초 정도가 돼야 할 것으로 보여 현재 적극적인 위험관리 타이밍으로 보이진 않는다"면서도 "저금리 심화로 장기투자기관의 매수세가 더욱 위축될 수 있어 조심스러운 축소시도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윤 연구원은 "추가인하에 대한 불투명한 시계로 현 시점에서 채권을 매수 혹은 보유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이 많겠으나 정책기대는 쉽사리 소멸되지 않을 것이다. 아직은 채권투자에 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박혁수 현대증권 연구원도 "2분기 말부터 3분기 초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열어둔다"며 "한은 전망과 실제 경제지표간 부합여부를 계속 모니터링하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여부를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