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계를 넘다!..현대모비스 영하40도 혹한기 훈련

입력 : 2015-03-16 오후 12:00:00
◇현대모비스 중국 헤이허 동계 시험장 전경.(사진=뉴스토마토)
 
[중국 헤이허=뉴스토마토 원나래기자]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북경)에서 비행기로 4시간을 날아 도착한 중국 최북단의 헤이허(흑하시). 흑룡강을 사이에 두고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곳에서도 눈이 채 녹지 않은 산길을 두 시간쯤 차로 달려야 현대모비스의 자동차 부품 동계 테스트장에 도착할 수 있다. 오지다.
 
지평선이 보이는 드넓은 대지 위에 쌓인 하얀 눈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연상시킬 정도의 설국이다. 하지만 넓디넓은 광활한 대지는 모두 꽁꽁 얼어붙은 호수 위다. 호수는 겨울 내내 1m 가까운 두꺼운 얼음이 유지돼, 현대모비스가 독자 개발한 핵심부품들의 한계성능을 평가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현대모비스는 북극권에 가까운 혹한 지역에서 핵심부품을 시험차량에 적용하고 다양한 악조건에서 구동시험을 실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양산 품질을 구현해낸다. 군대로 치면 죽기보다 싫다는 혹한기 훈련이다.
 
◇현대모비스가 중국 동계 주행시험장에서 핵심부품을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토마토)
 
지난 10일(현지시간) 이곳에서 보여준 현대모비스의 부품성능 테스트는 그 가능성을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가장 먼저 선보인 인휠시스템(In-wheel System)은 현대모비스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자랑거리. 현재 전 세계적으로도 양산 사례가 없다. 인휠시스템은 휠 안에 구동·제동장치 등이 일체화된 시스템이다.
 
기아차의 전기차 레이에 인휠시스템을 적용, 시험차량으로 선정했다. 경사진 빙판길에서 브레이크를 뗐음에도 뒤로 미끄러지지 않을 뿐더러, 오르막 경사 또한 단숨에 오르는 강한 구동력을 선보였다. 눈으로 봐도 믿기지 않을 정도.
 
이상문 책임연구원은 "인휠시스템은 각 휠을 독립 구동할 수 있기 때문에 차량의 공간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중간에 샤프트 축이 지나가지 않기 때문에 굉장히 작은 1인승 초소형차의 구동원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대모비스가 경사진 빙판길에서 인휠시스템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토마토)
 
현대모비스가 독자 개발해 2017년 양산을 목표로 진행 중인 최신 전자식 제동장치(MEB: Mobis Electronic Brake)도 위력을 발휘했다. 독자 초기모델인 2008년 MEB2 양산 이후 현재 MEB4를 양산하고 있으며, 중량과 원가가 절감된 MEB5를 개발 중에 있다.
 
MEB는 빙판길, 빗길 등 미끄러운 노면에 커브길이나 장애물 등 갑작스런 위험상황 발생 시 시스템이 운전자보다 먼저 차량의 움직임을 인식한다. 이를 통해 바퀴의 미끄러짐과 차체 선회각을 자동으로 제어함으로써 안전한 조향이 가능케 하는 첨단 제동장치다.
 
흑하 동계 시험장에서 오는 3월 말까지 실시되는 테스트는 인휠시스템과 전자식 제동장치를 비롯해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시스템(EPB: Electronic Parking Brake) ▲주차보조 시스템(SPAS: Smart Parking Assitance System) ▲긴급자동제동시스템(AEB: Autonomous Emergency Braking) ▲타이어공기압 경보장치(TPMS: Tire Pressure Monitoring System) 등이다.
 
현대모비스 연구원들은 여의도 면적과 비슷한 300만㎡ 규모의 꽁꽁 얼어붙은 호수 위 눈길과 빙판길 위에서 아슬아슬한 주행 및 제동 시험을 하루에도 수십차례 반복한다. 차량 한 대당 3~5만㎞, 길게는 10만㎞까지 시험 운전하며 기술의 신뢰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우종수 책임연구원은 "영하 30~40도의 혹한지에서 전자제품 등의 자동차 부품들이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는지 각종 시험을 통해 확인하고 있다"며 "현재 개발하고 있는 핵심부품들이 실제 주행에서도 운전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의 미래가 광활한 대지의 얼음에서 펼쳐지고 있다.
 
◇현대모비스가 중국 동계 주행시험장에서 핵심부품을 테스트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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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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