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전자)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삼성전자(005930)와 카드업계가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 보급'을 둘러싸고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발단은 카드업계가 삼성전자와 NFC단말기 30만대를 보급하기로 협의했다고 주장하면서 비롯됐다. 삼성전자는 즉각 이를 전면 부인, 양쪽의 주장은 여전히 엇갈린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10일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를 20여개국에 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올 상반기 모바일결제서비스 '삼성페이'를 국내와 미국에서 전개한다. 삼성페이는 NFC 결제 뿐 아니라 기존 마그네틱 보안전송(MST) 결제도 가능해 단말기 교체에 대한 부담을 없앴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사용을 위해 국내에서 앱카드 협의체 6곳(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NH농협)과 하나SK·우리·비씨 등 총 9곳과 협력관계를 맺었다.
이 과정에서 앱카드 협의체에 속한 6개사와 삼성전자가 만나 NFC 단말기 보급에 협의했다는 게 카드업계의 주장이다. 협의된 단말기 보급량은 10만~30만대 가량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17일 "삼성이 앱카드 협의체와 만나 (모바일결제)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NFC단말기를 보급하기로 했다"며 "마그네틱 방식만으로 삼성페이 결제가 가능하지만, 카드사에서 마그네틱 카드를 없애고 IC카드를 발급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삼성도 향후 NFC방식의 결제 형태를 고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설명은 다르다. 카드사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NFC 결제가 가능한 단말기 한 대 가격은 25만원 수준이다. NFC모듈을 추가해야 하기 때문에 집적회로(IC)단말기(대당 15만~18만원)보다 30%가량 비용이 높다. 삼성이 30만대의 NFC단말기를 설치할 경우 그 비용만 700억원에 달한다.
삼성페이의 경우 기존 단말기에서도 결제 가능한 것이 최대 장점으로, 삼성전자 입장에서 NFC단말기 비용은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모바일결제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아직 자리잡지 않은 탓에 모험적인 투자가 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삼성전자도 향후 NFC단말기 문제에 있어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현재 카드결제 방식이 마그네틱에서 IC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에서, MST 결제 방식이 향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국내 기준 250여만개의 카드 가맹점 가운데 NFC단말기 설치율은 5% 미만으로, 향후 삼성페이가 NFC방식 결제 방식을 진행할 경우 단말기 문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MST방식은 중간다리 역할이고, 향후 NFC방식으로 옮겨가는 것은 맞다"며 "지금까지 NFC단말기 교체는 비용 탓에 어느 누가 나서지 않은 상황으로, 이번 역시 이해당사자들 간 줄다리 싸움이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비용 문제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