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김병윤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취임 후 업계와의 첫 만남으로 자본시장을 택한 19일 업계 관계자들이 정부 주도의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날 한국거래소(이사장 최경수)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한 자본시장 간담회'에서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30~40대 차장·팀장급 직원들이 참석해 코넥스시장 활성화, 민간주도형 모험자본 공급, 역외펀드 지원 확대 등을 임 위원장에게 건의했다.
업계 관계자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이날 간담회는 당초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이상 소요됐다.
모험자본(venture capital)이란 투자위험은 크지만 일반적인 수준보다 수익성이 높은 사업을 시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뜻한다. 투자위험이 큰 만큼 제재나 규제가 상대적으로 높은데 이 부분이 모험자본 활성화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있었다.
특히 코넥스 시장의 경우 개인 투자자는 3억원의 예탁금이 있어야 투자할 수 있는데, 예탁금의 수준이 높아 개인 투자자의 참여가 제한적인 만큼 이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회수 기능 강화를 위해 코넥스 투자자 제한을 완화하고, 코넥스 대표지수를 개발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임 위원장은 이에 대해 "코넥스 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투자가 확대될 수 있도록 예탁금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금융위 관계자는 "제한을 아예 없애는 수준까지는 아니겠지만, (위원장의 생각은) 예탁금 규제를 재검토하겠다는 금융위의 기존 스탠스보다는 훨씬 획기적인 수준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같은 내용을 반영, 코넥스 시장운영방식을 전면 개편하는 방안을 마련해 이르면 내달 안에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간담회에서 또 다른 관계자는 "기업공개(IPO)에 의존하고 있는 회수구조를 개선해 인수합병(M&A)을 통한 회수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모험자본 투자의 효율화를 위해 공공부문 주도의 모험자본 공급 방식을 민간주도형으로 전환할 필요성도 나왔다. 또 법 해석과 규제 집행의 일관성 제고, 역외펀드에 대한 지원 확대, 펀드·사모투자펀드(PEF) 출자 제약 해소, 이해상충방지 관련 규제완환 등의 의견도 제기됐다.
임 위원장은 "모험자본 활성화는 일회성 대책으로 끝날 수 있는 것이 아닌만큼 지속적으로 시장과 소통해 현장의 애로요인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면서 "이번 간담회에서 건의된 사항등을 면밀히 검토해 앞으로의 정책에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회의 서두에서 "청년의 꿈을 이뤄주는 자본시장이 바로 우리가 원하는 모습"이라고 역설하며, "창업·벤처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의 주역이 자본시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임종룡 신임 금융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부터 한국거래소 홍보관 시세단말기 앞에서 시세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한국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