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들이 이달 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새로운 이사회 진용을 구축한다.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가 새로 꾸려지는 만큼 내외부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KB금융지주의 파격적인 이사회 교체가 눈에 띄고 하나금융지주에서는 지주사와 은행간 사외이사를 겸직시키는 시도를 보인다. 공통적으로는 현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하는 '친정체제'가 구축이 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사회 변동이 가장 많은 곳은
KB금융(105560)이다. 오는 27일 열리는 주총에서 KB금융 사외이사 7명이 퇴진하는 동시에 이사진이 전면 교체된다.
KB금융은 최영휘 전 신한지주 사장, 최운열 서강대학교 교수, 유석렬 전 삼성카드 사장, 이병남 LG인화원 원장,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부소장, 김유니스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대 교수 등 7명을 사외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KB금융은 경쟁사의 전직 사장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해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이병남 LG인화원 원장과 김유니스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 박재하 부소장 등은 주주들의 제안으로 추천되기도 했다.
특히, KB금융에서는 지주사 사외이사 가운데 회계 전문가는 1명이고 이 외에 법률, 행정, 리스크 등 각 분야별 전문가를 다양하게 선출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지주(055550)는 오는 25일 열리는 주총에서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5명(남궁훈 전 생명보험혐회 회장, 고부인 ㈜산세이 대표이사, 권태은 나고야외국어대 명예교수, 김석원 전 신용정보협회 회장, 이상경 변호사)을 재선임하기로 했다.
또 박철 리딩투자증권 대표이사, 히라카와 유키, 필립 에이브릴 등을 신규 선임한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10명 중 3명으로 중폭 교체가 이뤄진다"며 "재일교포 등의 구성원 비율은 변함없다"고 설명했다.
전체 사외이사 10명 가운데 재일교포 인사는 4명이다. 지분율에 비해 재일교포 사외이사가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있지만 신한의 전신이 재일교포의 자금으로 창립됐고 재일교포의 지지도를 무시 못하는 만큼 줄이기에는 부담이었다는 분석이다.
하나금융지주(086790)은 사외이사로 홍은주 전 iMBC 대표이사, 이진국 전 신한금융투자 부사장, 윤성복 전 KPMG삼정회계법인 부회장, 양원근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특히 하나금융지주는 지주사와 하나·외환은행 사외이사는 서로 겸직하는 방식을 결정했다.
지난해부터 지주사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송기진 전 광주은행장이 외환은행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외환은행 사외이사인 한기정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하나은행 사외이사도 함께 맡게 된다. 김인배 이화여대 경제학교수는 지주사 사외이사로 재직하다가 하나은행 사외이사을 겸직한다.
이는 지난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000030)이 민영화를 앞두고 사외이사 수를 줄이고 겸직시킨 사례와 비교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작업이 중단됐지만 화학적 통합작업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정치권 인사 4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선정해 논란을 빚고 있고,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사외이사 4명 가운데 관료 출신이 3명을 차지해 낙하산 논란을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