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News1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 10개 구단 감독들이 손꼽은 '다른 팀에서 가장 탐나는 선수'는 KIA 타이거즈의 좌완 투수 양현종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3일 오후 이화여대 ECC 삼성홀서 '2015 타이어뱅크 KBO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를 개최했다. 10개 구단 감독들과 선수들이 한 자리에서 정규시즌 개막을 알리는 이 행사는 지난해 행사에 이어 이대에서 다시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20명(팀당 2명)의 선수는 ▲삼성 안지만-박석민 ▲넥센 한현희-서건창 ▲NC 이재학-나성범 ▲LG 우규민-이병규(등번호7) ▲SK 정우람-조동화 ▲두산 유희관-김현수 ▲롯데 조정훈-최준석 ▲KIA 양현종-이범호 ▲한화 이태양-이용규 ▲KT 박세웅-김사연 등 각 구단을 대표할만한 선수들이다.
각팀 감독은 답하기 매우 어려운 질문을 여럿 받으며 진땀을 뺐다. 그중 "다른 팀 선수 중에 한 명을 데려올 수 있다면 누구를 데려올 것인가"라는 질문도 있었다. 자신이 사령탑을 맡은 팀의 선수를 빼야 하니 18명이 후보였다.
가장 빈번히 지목을 받은 선수는 바로 KIA의 왼손 에이스 양현종이었다. 넥센 염경엽 감독, LG 양상문 감독, SK 김용희 감독, 두산 김태형 감독, 롯데 이종운 감독, KT 조범현 감독 등이 양현종의 이름을 불렀다.
넥센 염 감독은 "우리 팀의 약점이 선발이다. 개막전 선발 투수가 거의 외국인 선수인데, 국내 선수가 한 명 있다"면서 양현종의 이름을 불렀다.
LG 양 감독은 "나는 우리 선수들로 하겠다"면서 "굳이 대답하라 하면 3월28일 하루만 양현종을 데려오고 싶다. 그리고 KIA로 다음날 보내드리겠다"고 말했다. 양현종은 오는 28일 KIA와 LG가 치를 개막전의 선발 투수로 예고돼 있다.
두산 김 감독은 "(두산에) 투수가 없다. 김기태 감독에게는 미안하지만 4월 한 달 동안 양현종을 데려오고 싶다. 그렇게 되면 유희관이 저 밑으로 내려가게 될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KIA 감독 시절 양현종을 조련한 조 감독은 "1군서 힘든 과정도 있는데 열심히 훈련 잘 했다. 성장한 것을 보면 대견스럽다. 더 좋은 선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양현종을 선택했다.
이밖에 SK 김 감독은 "여기 나온 모든 선수가 출중하다"면서도 "저도 KIA 양현종 선수로 가겠다"고, 롯데 김 감독은 "저희는 욕심이 많아서 양현종 선수와 한현희 선수를 팀에 데려오고 싶다"고, 짧은 이유를 대고 양현종을 거명했다.
6명의 감독이 지목한 양현종 다음으로 이름이 불리운 선수는 2명의 감독이 부른 두산의 김현수다. NC 김경문 감독, 한화 김성근 감독이 꼽았다.
NC 김 감독은 "투수가 필요하지만 타자가 쳐서 이기면 된다. 김현수를 데려오겠다"고, 한화 김 감독은 "꼴찌팀은 두 명 뽑으면 안되나"고 농담한 뒤 "우리(한화)는 나성범과 김현수, 둘이 필요하다"라고 답변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의 김현수 거명 중에는 에피소드도 있었다. 김 감독이 김현수를 부르자 환하게 웃는 김현수 얼굴이 카메라에 잡혔고 LG 양 감독이 "김현수 선수가 아마 내년에 FA죠? 내년에 혹시 마산구장으로 가게 될지도 모르겠다"고 농담한 것이다. 장내에 폭소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한편 삼성의 류 감독은 신생팀 KT 위즈의 신인 투수인 박세운을 택했고, KIA의 김 감독은 "다들 저희 선수(양현종) 탐을 많이 내는 듯 한데, 나도 우리 팀 선수로 할 것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며 "우리 팀에는 양현종과 이범호가 있기에 지명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