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12월 결산법인 상장사들의 정기주주총회 일정이 마무리되는 내달부터 많은 기업이 액면가액 분할에 동참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24일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부이사장,
사진)은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아모레퍼시픽(090430)에 이어 다음 달 액면분할에 나설 차기 상장사 등장을 예고했다.
벌써부터 액면분할 자체가 갖는 유동성 프리미엄에 공감하는 기업이 많아 이달까지 지난 1년 농사를 결산하는 정기주총 시즌이 마무리되면 고가주의 액면분할이 잇따를 것이란 얘기다.
특히 오는 6월 거래소가 선보일 한국판 다우지수에 대한 기대감도 액면분할을 유도할 전망이다.
◇한국판 다우지수 KTOP30 개발.."투자환경에 빅뱅 올 것"
"한국판 다우지수, 'KTOP30지수'는 고가주의 액면분할을 유인하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으로 봅니다."
김 부이사장은 한국판 다우지수가 개발되면 투자환경에 있어 또 하나의 커다란 빅뱅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올 상반기 윤곽을 드러낼 한국판 다우지수가 당장 대중성을 갖긴 힘들겠지만 보조지표로 입지를 다지면 향후 증시 역동성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거래소 측은 무엇보다 진정한 한국판 다우지수의 제1 편입요건이 유동성인 만큼 고가주의 액면분할은 반드시 이끌어 낼 방침이다. 개인투자자의 유동성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도 고가주 액면분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지수가 대중성을 가지려면 편입종목은 높은 매매차익과 배당여력을 누릴 수 있는 '우량주'여야 하고 '국민주'여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이들 대부분이 개인의 접근이 어려운 황제주이다 보니 배당과 차익을 누리는 건 사실상 개인이 아닌 기관과 외국인일 수밖에 없죠."
증시의 역동성이 변동성으로부터 나온다는 점도 중요하다. 역동성을 살리려면 변동성부터 키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상장주식이라면 자고로 개인·기관·외국인 투자관심이 골고루 높아야 매력적입니다. 단기투자 성향이 강한 개인이 지지하는 종목은 기관·외국인이 지지하는 종목보다 변동성이 높지만 변동성 없이 이익 증대 여력을 누릴 수 있을까요."
문제 해결을 위한 기승전(起承轉)의 결(結)은 액면분할이라는 것이다. 고가 우량주를 액면분할하면 개인의 투자접근이 쉬워지고 유동성이 개선되면 이를 통해 기관이나 외국인 지지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유다.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은 물론 신사업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을 하려면 대규모 자금조달이 필요합니다. 시가총액도 키우고 대규모 자금조달에 나설 수 있는 돈 안 드는 방법은 액면분할뿐이죠. 실적 쌓고 배당수익 얻어 투자자에 매매차익과 배당수익을 줄 수 있는 선순환구조 형성의 지름길이기도 하고요."
◇코스피시장 우량주 공급 극대화..해외 상장 첫 무대는 인도네시아
연내 목표로 둔 20개 코스피 상장은 올해 거래소의 역점 과제다.
거래소는 우량기업 공급을 늘리기 위해 이달부터 상장실질심사 기준 가운데 불명확했던 부분을 구체화하고 불투명한 개념을 구체화하는 등 상장 예비신청에 있어 준 패스트트랙 효과를 누리도록 했다.
"올해 목표는 20개지만 올해만 상장하고 끝낼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상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 800개를 발굴해 국내 IB들의 검증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거래소와 함께 전국 각지를 돌며 폭넓게 상장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는 중입니다."
김 부이사장은 금융당국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과 3저 국면(저환율, 저유가, 저금리)이 맞물린 지금은 증시 역동성을 위해 시장에 우량주를 제대로 공급할 '골든타임'이라고 했다. 보폭을 넓혀 해외 기업의 국내 상장 유치에 힘쓰는 배경이다. 다음 달 거래소가 대형증권사 IB와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과 함께 인도네시아를 찾는 것도 같은 이유다.
"판단컨대 우리나라 교포가 성공으로 이끈 우량 중견기업이라든지 국내와 거래가 빈번한 해외기업은 상대적으로 한국 상장의 이점이 높습니다. 그런 기업을 대상으로 코스피 상장 유치에 나설 생각인데 그 첫단계는 인도네시아가 될 겁니다."
연내 인도네시아 기업의 한국 상장 가능성도 높게 봤다. "인도네시아는 중국 대비 상장 규제가 훨씬 덜한 편입니다. 우리나라가 상장 심사 수수료나 징수금액 등 상장 소요비용은 물론 상장 이후 거래유지비용이 상당히 저렴하다는 측면에서 매력도 높죠. 현재 한국 상장 수요도 큰 편이어서 기대감도 높습니다."
'주가연계증권(ELS)의 장내화 방안' 또한 거래소가 공 들여 진행하는 작업 중 하나다.
"ELS 등 중위험 중수익 대표상품이 최근 장외 쏠림현상이 심화되면서 낙인에 대한 문제점 등이 지적되고 있지만 거래소에 장내화하면 불완전판매나 불공정거래 등의 문제는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8개 증권사가 함께하는 거래소 주도 태스크포스팀(TF)의 공감대도 상당 구간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업계에 제시한 것은 3가집니다. 낙인구간을 낮추고 손실각도를 완화하고 조기상환기간을 단축하자는 것이죠. 구체적인 시기는 어렵지만 빠르면 하반기 상장신청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