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3사 증축 전쟁

현대, 신세계 이어 롯데百 '가세' 본점 증축
'최대 규모'·'최다 브랜드 보유' 타이틀 경쟁도 치열

입력 : 2015-03-27 오후 2:58:37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백화점 3사가 일제히 본점 증축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서며 '최대 규모' '최다 브랜드 보유' 타이틀을 걸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신세계(004170), 현대에 이어 최근 롯데백화점까지 증축작업에 착수하면서 자존심을 건 한판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소공로 본점 뒤편 주차장에 8, 9층 규모의 백화점 건물을 하나 더 짓는 작업에 들어갔다. 롯데백화점이 본점 영업면적을 확장하는 것은 지난 2005년 명품 백화점인 에비뉴엘 건설 이후 무려 10년 만이다.
 
이에 앞서 현대와 신세계는 일찌감치 구체적인 증축안을 발표했다.
 
현대백화점(069960)은 현재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인 서울 압구정동 본점을 지상 7층으로 증축한다. 본점을 수직으로 증축하는 것은 1985년 개점 이후 약 30년만에 처음으로 연 매출 1조원대 점포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증축을 통해 압구정 본점을 최고급 프리미엄 점포로 특화한다는 구상이다.
 
신세계도 강남점과 강남터미널 사이에 있는 6층 규모의 판매시설을 내년까지 5개층을 더 올려 11층으로 높인다. 증축이 마무리되면 신세계 강남점 영업면적은 현재 5만1000여㎡에서 7만5000여㎡로 확대된다. 기존대비 면적을 50% 가까이 키워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 타이틀도 거머쥐겠다는 목표다.
 
현재 서울 시내 최대 규모 백화점은 7만여㎡ 면적을 자랑하는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이다. 신세계 강남점 증축이 완성될 경우, 2위로 밀려나게 된다.
 
이에 롯데는 '최대' 타이틀을 호락호락 내주지 않겠다는 태세로 뒤늦게 본점 확장이라는 카드를 빼들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상징성이 큰 본점 매장의 경쟁력은 업체들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인 만큼 경쟁사들의 움직임에 롯데 역시 손 놓고 있을수만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롯데 측은 경쟁사를 의식해 증축을 추진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한 증축작업은 현재 구상 중인 단계로 구체적으로 진행된 사항은 아니라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주차창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는 과정에서 증축을 추진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설계안이 나온것도 아니고 건축허가 절차에도 들어가지않아 구상단계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존 점포 증축은 물론 최근 들어서는 신규점포들이 워낙 대규모로 가는 추세라는 점은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매장 건물(1979년)이 들어선지 워낙 오래되다보니 증축을 통한 규모나 내용적인 측면에서 보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증축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백화점 업계에 증축바람이 불고 있는 것과 관련해 성장 정체를 타개하기 위한 돌파구 마련의 방편으로 해석하고 있다. 규모는 물론 내용적인 측면에서 전면적인 리뉴얼을 시도하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경쟁력 있는 브랜드 확대는 물론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화해 분위기 전환은 물론 고객 타깃층도 넓힌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신규점포 출점이 여의치 않은 만큼 '1번점'으로 통하는 본점을 키우는게 실익이 있을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며 "본점 증축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단행되면서 이후 매출경쟁 구도와 전략적인 측면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눈치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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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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