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푹신한 매트리스에서 눕거나 혹은 엎드려서, 편안한 우등고속버스 좌석에 몸을 젖히면서, 덕아웃 바로 옆에서, 올해 마산야구장에선 야구 경기를 보는 관람 방법이 다양해진다.
프로야구단 NC 다이노스는 오는 31일 열릴 2015년 마산구장 개막 홈경기를 앞두고 최근 구장 일부 시설의 개·보수를 마쳤다.
관객들에게 가장 관심이 갈 부분은 단연 경기를 관람할 좌석일 것이다. 내야 하는 비용도 문제이나 경기를 보는 환경 자체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NC는 올해 세 가지 신규 좌석종을 도입했다.
◇3루 방향에 있는 원정팀의 더그아웃 옆에 설치한 '팬더그아웃' 내부. 원정팀 더그아웃과 경기를 보는 높이가 같다. 28일 오전 당시 아직 TV와 각종 가구가 설치되지 않았다. (사진=이준혁 기자)
NC는 우선 야구장 3루 덕아웃 옆에 '팬더그아웃'이란 단체석을 마련했다. 이 좌석은 단체석이란 사실 외에도 기존 다이나믹존 좌석과 큰 차이점이 존재한다. 좌석의 이름처럼 덕아웃과 동일한 높이로 경기를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팬더그아웃의 안은 스위트박스와 비슷한 점이 많다. 에어컨과 TV가 설치되고, 이용객이 마시는 맥주도 무제한 제공된다. 다만 좌석이 다른만큼 가격은 조금 비싸다. (플래티넘 경기 기준 팬더그아웃 100만원, 스위트박스 90만원)
1루방향 폴대와 가까운 127블럭 구역은 '1루다이노스매트리스'란 긴 이름의 좌석으로 변했다. 편안하게 누워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모두 26개의 매트리스가 설치된 공간이다. 매트리스 두께와 재질은 외야의 펜스와 비슷하다. 고의로 강한 충격을 줘 매트리스 사용연한을 줄여서는 안 되겠지만, 만지는 행동 그 자체도 큰 흥미 꺼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고층부인 133블럭 구역에는 '1루다이노스버스시트'란 특별한 네 좌석이 들어선다. 이름 그대로 버스 좌석인데, 그냥 버스용 좌석 제작 업체에 주문해 새로 주문한 것이 아니라 선수가 실제 앉던 좌석을 떼어 붙였다는 점이 특징이다.
자신이 앉던 좌석을 야구장에 넘겨준 네 선수는 이재학과 김진성, 모창민, 손시헌이다. 이재학·김진성, 모창민·손시헌, 평소에 이런 형태로 버스 좌석에 앉곤 했는데 함께 앉아서 이동하던 친한 선수들 좌석을 떼었단 점도 재미있다.
◇1루방향의 관중석 133블럭에 생긴 '1루다이노스버스시트'. 이재학, 김진성, 모창민, 손시헌이 실제 이용하던 버스 좌석을 떼다 설치했다. (사진=이준혁 기자)
NC는 오는 2018년 시즌부터 기존 마산종합운동장 터에 건설하는 새로운 구장으로 옮길 예정이다. 그리고 2012년 퓨처스(2군) 경기를 하기 전 구장 전체에 증축 공사를 겸한 전면 보수를 했다.
큰 돈을 들여 또 보수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NC는 독특한 아이디어로 매년 마산구장에 새로운 멋을 주고 있다. 올해 처음 선보일 세 좌석은 국내 다른 구단이 시도하지 않던 신선한 좌석이다.
NC 구단 관계자는 "비용을 많이 쓰진 않았다. 그렇지만 팬들이 편히 야구를 보게 하고자 준비했다"면서 "특수한 좌석인만큼 향후의 관리가 문제다. 새 야구장으로 옮기기 전까지 잘 관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