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파고, 건기식 글로벌 진출로 넘자

정명준 쎌바이오텍 대표이사

입력 : 2015-03-30 오전 10:19:50
정명준 쎌바이오텍 대표이사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가구주 연령별 평균소비성향에 따르면 소비 심리가 조사가 처음 실시된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모든 연령대에 걸쳐 얼어붙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칫 일본처럼 우리 경제도 본격적인 장기 불황의 늪으로 빠져드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다행스러운 점은 경기침체 속에서도 국내 건강기능식품 산업이 지난 5년간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며 내수 소비 진작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관련 기업들이 R&D와 기술력을 무기로 해외 시장에도 적극 진출하면서 불황의 파고를 넘을 수 있는 효자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산업은 지난해 소비자 판매 기준으로 2조 원이 넘는 규모로 2010년 대비 60%가 넘는 고성장을 이뤘다. 특히 홍삼과 같은 전통적인 건강기능식품 외에 프로바이오틱스가 2011년 400억원에서 2014년 1000억원 이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시장의 다크호스로 등극,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의 건강기능식품 산업이 내수시장을 넘어 글로벌화되기를 바라며 필자의 사례를 소개한다.
 
한국에 프로바이오틱스의 개념조차 없었던 1990년대 초반, 필자는 덴마크왕립공대에 유학해 박사 과정을 밟으며 프로바이오틱스의 높은 부가가치와 사업성을 알게 되었고, 한국에 돌아와 1995년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전문기업 쎌바이오텍을 창립했다.
 
바이오벤처 1세대였던 창업 초기, 사업 자금과 바이오 전문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다행히 정부 차원의 벤처 지원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적기에 필요한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고 이후 해외시장에 눈을 돌려 수출을 돌파구로 삼으면서 기사회생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해외 진출 초기에는 현지 기업에 OEM 형태로 제품을 공급했으나, 프로바이오틱스 종주국인 덴마크에서 우리 제품력을 인정받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며 북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게 됐다.
 
2006년에는 국내에 자체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 브랜드인 '듀오락'을 본격 출시해 활발한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OEM 방식으로 진출했던 덴마크에서도 지난해부터 듀오락으로 시장점유율 15% 이상을 올리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고, 지난 2월에는 다국적 제약기업 산도스社와 손을 잡고 핀란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도 진출해 호평을 받고 있다. 
 
향후 프랑스, 독일 등을 포함해 유산균 종주국인 유럽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계획도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 해외로 수출하는 프로바이오틱스 물량의 90%를 생산하는 쎌바이오텍은 이미 한국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자평한다.
 
이러한 성공의 원동력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차별화된 R&D 역량과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유산균이 위산, 담즙산에 잘 견뎌 장까지 도달, 활성화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듀얼(이중)코팅 기술을 개발, 세계 특허를 획득했고, 유산균이 생존하기에 열악한 한국인의 장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한국형 유산균을 개발, 일찌감치 세계인의 장을 공략했다.
 
또한 유산균의 종균부터 완제품까지 생산할 수 있는 원스톱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있어 유산균의 안정성을 높였다. 더불어 쎌바이오텍이 자체 분리한 고유 균주를 모두 KCTC(미생물자원센터), 독일균주은행에 기탁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걸맞은 유산균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유산균 품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는 요인이다.
 
마지막으로 좁은 내수 시장을 과감하게 벗어나 종주국인 유럽의 시장성과 가능성을 파악한 점, 한-EU FTA 체결로 한국에서의 임상결과 인정 및 재인증 면제, 비과세 혜택 등 수출 기업으로서 꼭 필요한 혜택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점도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올해로 회사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면서 지금까지 달려온 길을 돌아보면, 개별 기업 차원에서 아직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해외 시장을 홀로 개척해 성공적으로 진출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의 연속이었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어 교두보를 확보하고 시장을 넓혀 나가기 위해서는 기술력과 품질은 기본이고 현지인의 식문화와 라이프 스타일까지 모두 파악해 가장 최적화된 제품으로 시장의 신뢰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기에 정부 차원에서의 정책적인 지원도 매우 중요하다. 한-EU FTA 체결 이후 유럽의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데 실질적인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불필요한 규제 완화 및 철폐, 세제 지원, 투자 자금 지원 등을 통해 건강기능식품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더욱 촉진할 필요가 있다.
 
20년 전 경기도 김포의 외진 시골마을에서 필자를 포함해 직원 10명의 작은 바이오벤처 기업으로 출발했던 쎌바이오텍의 해외 사업 성공이 앞으로도 우리나라 건강기능식품 기업들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과 내수 불황 극복에 하나의 시금석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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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애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