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경력 단절 저임금·열악한 환경 영향 더 커

'결혼·육아 때문'이라는 상식 뒤집혀

입력 : 2015-03-31 오전 10:40:02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여성 경력 단절 원인 1순위는 결혼·육아가 아닌 저임금과 열악한 근무환경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31일 ‘서울시 비 취업 여성 일 경험과 정책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 만 65세 미만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일을 그만 둔 사유로 ‘근로 조건·직장환경이 맞지 않았다’는 응답이 23.6%, ‘개인·가족 관련 사유’라는 응답이 19.8%, ‘계약만료’가 19.6%였다.
 
‘결혼·임신·출산으로 퇴사하는 관행’은 13.7%였다. ‘육아·자녀교육·가족간호’때문이라는 응답은 12.3%, ‘경영악화·구조조정 등으로 퇴사했다’는 응답은 10.9%였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4.1%)은 직장환경, 계약만료, 경영악화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것이다. 결혼·육아 등이 퇴사 이유인 경우는 26%였다.
 
직업을 포기할 만큼 여성 근무 환경은 나빴다. 조사 참여자의 35.3%는 100만원 이상~150만원 미만의 월급을 받았다. 50만원 이상~100만원 미만은 18.9%, 50만원 미만도 12.5%였다. 여성 절반 이상이 150만원 미만의 저임금을 받았던 것이다. 15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은 18.1%, 200만원 이상은 15.3%였다.
 
직장 규모도 1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이 46.2%였다. 10인 이상~29인 미만은 15.1%였다.
 
경력 단절 여성들이 재취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은 '임금·수입'(42%)이었다. 이어서 '적성'(19.4%), '고용안정성'(12.6%), '노동시간'(9.1%), '여가시간 확보'(9.1%) 순이었다.
 
희망 하는 근무 형태는 전일제가 44.7%였다. 시간제는 36.8%, 시간제든 전일제든 관계없다는 응답자는 18.5%였다.
 
전일제 희망 여성들이 바라는 수입은 ‘15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이 40.8%, ‘200만원 이상~250만원 미만’이 23%로 많았다. 시간제 희망 여성들의 원하는 수입은 ‘50만원 이상~100만원 미만’이 50.5%, ‘100만원 이상~150만원 미만’이 39.9%였다.
 
재취업이 어려운 이유로는 ‘임금·노동시간 등 근로조건이 기대와 맞지 않음’ 응답이 24.9%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보부족’이 20.1%, ‘학력·능력 부종’이 18.8%, ‘성별·연령 등 차별’이 13.3%, ‘일자리 부족’이 11%였다. ‘가사·자녀 양육 부담’은 8.5%였다.
 
경력 단절 여성들이 생각하는 좋은 일자리를 위해 필요한 시급성 요건은 ‘안정적으로 일 할 수 있도록 하는 고용 보장’이 70.7%로 가장 높았다. ‘적정 수준의 임금 보장’은 68.9%, ‘공정한 대우’가 66.4%, ‘안전한 근로환경’이 66.1%, ‘사회보장’이 64.8%였다.
 
조사 참여자들은 여성의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일자리 부족과 차별·저임금 개선(57.1%)’을 꼽았다. 또 ‘출산 휴가, 육아휴직을 사용하기 어려운 근로환경(27.7%)’, ‘야근이 많은 근로 문화(9%)’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성 경력 단절을 예방하는 정책은 ‘차별금지·성희롱 예방’(24.6%), ‘대체인력 지원’(22.4%), ‘일 전망 프로그램 지원’(17.6%), ‘비정규직 문제 개선’(15.1%), ‘보육·교육 지원’(15%) 순으로 많았다.
 
이숙진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는 “이번 조사결과 근로조건과 직장환경, 계약만료 등의 문제가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며 “하반기 서울여성에게 필요한 구체적인 일자리 정책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 정책에 반대 시위ⓒ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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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