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나도 경매..손해 피하려면?

수도권 경매 낙찰가율 91개월 만에 90% 돌파
후순위처럼 보이는 조세채권 등 권리분석 주의

입력 : 2015-04-02 오후 4:55:03
[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경매시장 분위기가 훈풍을 넘어 과열 양상으로까지 번지면서 입찰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낙찰가율이 상승하며 시세 차익을 누리기 어려운 가운데 잘못된 권리분석 등 사소한 실수로 손해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수도권 경매 낙찰가율 91.7%..고가 낙찰 '속출'
 
2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1.7%로 지난 2007년 6월 이후 91개월 만에 평균 낙찰가율이 90% 선을 돌파했다.
 
경매 건당 평균 응찰자수도 평균 10.2명으로 수도권에서 아파트 하나를 낙찰받기 위해서는 10명 이상의 경쟁자를 물리쳐야 한다.
 
그러다보니 시세 차익을 얻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지난달 경매에서 낙찰된 수도권 아파트 총 699건 중 211건이 감정가를 웃도는 가격에 낙찰됐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전체 낙찰건수의 7~13%에 그쳤던 고가 낙찰비율이 30.2%로 치솟으면서 10건 중 3건 꼴로 고가 낙찰이 이뤄진 것. 특히 상대적으로 고가 아파트가 많은 서울 강남까지 평균 낙찰가율이 101.02%를 기록하며 경매 시장 열기를 입증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3일 경매 입찰이 진행된 강남구 대치동 대치삼성 전용면적 59㎡는 응찰자 26명이 몰리며 감정가 대비 105%인 6억9500만원에 낙찰됐다. 현재 이 아파트 급매 시세가 6억8500만원인 것을 감안하면 시세 차익은 커녕 손해다.
 
유찰 저감률이 30%이면서 서울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인 인천으로 가면 유찰돼 가격이 떨어진 물건을 잡기도 쉽지 않다. 인천 연수구의 경우 지난달 낙찰된 18건의 아파트 가운데 7건이 단 한 번의 유찰 없이 신건 낙찰됐다. 지난달 31일 처음 경매에 부쳐진 연수구 옥련동 삼성아파트 전용 59㎡는 신건 입찰임에도 23명의 응찰자가 몰려 감정가를 웃도는 1억8379만원에 새 주인을 만났다. 현재 시세가 1억8800만~1억9500만원으로 형성돼 있어 역시 차익이 크지 않다.
 
◇ 권리분석 잘못했다가는 '덤터기'
 
경매시장이 과열되면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권리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무턱대고 입찰에 참여했다가는 더 큰 손해를 보기 십상이다. 말소기준권리보다 앞서는 권리는 인수하고 후순위는 말소된다는 단편적인 지식만으로는 권리분석을 정확히 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초보 입찰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권리로 '조세채권'을 꼽는다. 조세채권은 경매 부동산의 채무자 겸 소유자가 체납한 세금이 있을 때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징수하기 위해 압류 또는 가압류를 설정한 것을 의미한다.
 
특히 조세채권이 경매 목적물 자체에 부과된 당해세(상속세·증여세·자동차세·재산세 등)일 경우 근저당이나 대항력이 있는 임차인의 우선변제권보다 후순위로 등기부에 등재돼 있더라도 먼저 배당받게 된다. 따라서 대항력 있는 임차인이 당해세 때문에 보증금을 전액 배당받지 못하면 낙찰자가 잔액을 인수해야하는 위험이 생긴다.
 
◇ 등기부 상에서 세무서나 구청의 압류는 말소기준권리보다 후순위인 것처럼 보이지만 압류일이 아닌 세금 체납일을 기준으로 배당받기 때문에 입찰에 주의해야 한다. (사진=경매 등기부 캡처)
 
양창호 미소옥션 대표는 "경매 입찰에 20~30명은 기본이고 50명 이상 응찰하는 경우도 있어 감정가 대비 95% 이상 입찰가를 써 내야 낙찰 안정권에 들 정도"라며 "하지만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좋은 부동산을 취득하는 것이 경매의 본 목적이기 때문에 저평가된 물건들을 위주로 권리분석을 꼼꼼히 해서 입찰에 나서야 손해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희명 강원대학교 부동산학 박사는 "세무서나 구청의 압류는 등기부 상 소멸되는 권리로 오인하기 쉽지만 등기부상 압류일자가 아닌 체납 세금이 발생한 시점을 법정기일로 보기 때문에 반드시 법정기일과 압류 금액을 확인하고 입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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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서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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