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이란과 주요 6개국이 협상 기일을 연장하는 진통을 겪은 끝에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뉴욕타임즈(NYT)는 2일(현지시간) 이란과 세계 주요국이 이틀간의 마라톤 회의를 통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내용의 합의를 이뤄냈다고 보도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회의 직후에 "지난 8일 동안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날 선 신경전을 벌인 끝에 최종 합의를 위한 틀이 마련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합의안에 따르면 이란은 우라늄을 농축하는 데 쓰이는 나탄즈 지역 원심분리기를 10년 동안 5060개만 가동하기로 했다.
이는 현재 이란이 가동 중인 1만 여개의 원심분리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중간 왼쪽)과 웬디 셔먼 미 국무부 차관(중간 오른쪽), 로잔시 스텝둘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공식 성명을 듣고 있다 (사진=로이터통신)
아울러 이란은 향후 15년간 우라늄 농축 정도를 에너지 생산 목적에 맞게 3.67%로 제한하고 보유 중인 20% 농축 우라늄 재고는 차차 줄여나가기로 했다.
앞으로 15년간 보유 중인 저농도 우라늄 1000킬로그램을 300킬로그램까지 감축한다는 계획도 있다.
이란 포르도 지하 핵시설은 학술과 의료 연구를 위한 건물로 개조될 예정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그간 이란이 포르도 지하에서 핵미사일을 만들 수 있다며 경계해왔다.
이란은 또 핵의 원료로 사용되는 플루토늄도 제한적인 규모로 생산하기로 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이 일련의 핵 감축 조치를 시행하는지 검토할 방침이다. 핵 감축이 진행되는 동안 국제사회의 제재는 유지될 예정이다.
이란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포르도 핵시설은 아니지만, 나탄즈에서 원자력 기술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 활동은 계속될 것"이라며 "포괄적인 합의문이 나오는 대로 유엔 제재는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핵협상 타결 소식에 각국 정상들과 기관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특별성명을 내고 "이번 협상으로 이란의 핵 개발을 막을 수 있게 됐다"며 "이란이 속임수를 쓴다면 온 세상이 알아챌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란 핵협상 타결은 중동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과 주요국 간의 핵협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예정이다. 지난해 말 양측은 3월 말까지 정치적인 합의를 마치고 이후 3개월간 기술적인 부문에서 의견 일치를 이루기로 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