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환 노사정위원장 ⓒNEWS1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3월 말을 목표로 했던 노사정 대타협이 시한을 사흘 넘긴 가운데 원칙 없이 논의만 진행되는 부분에 대해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3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에 따르면 노사정 대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 김대환 노사정위원장, 김동만 한국노조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 박병원 경영자총협회(경총) 위원장은 이날 오후에도 4자회의를 열어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는 방침이다.
노사정 대표 4인이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자정을 넘어가는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음에도, 합의 도출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노사정위 관계자는 "그동안 다뤘던 주요쟁점에 대해서 논의를 가졌다"면서 "여전히 핵심 쟁점에 이견이 있어 3일 회의를 열어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언제까지 회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확답을 줄 수는 없다"며 "오늘이 안되면 주말에도 계속해서 회의를 열어 최대한 타협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연장전에 돌입한 노사정 대타협이 원칙 없이 논의가 늘어지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시한이 지난 것에 대한 설명과 함께 타협 시한을 다시 정하거나 이견을 좁힐 수 있는 방안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준모 경제학과 교수는 "연장전에 돌입했으면 그에 대한 원칙을 세워야 하는데 그런 점은 없이 질질 끄는 모양새"라며 "이런 식이라면 여론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유선 한국사회노동연구소 박사는 "원칙 없이 회의만 하고 있는 것은 국세 낭비에 가깝다"며 "정부가 원한 모양새로는 하루 이틀 지나 '극적 타결'을 이루는 게 보기 좋겠지만 현 상황으로 봐서는 진전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방안으로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빨리 그만두고 새로운 방안을 준비하는 것이 더 빠를 것"이라고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부터 대표자 4인이 다시 협상을 이어가는 방침이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노사 모두 한 치의 양보 없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합의안을 마련한다고 해도 실효성 없는 수준의 합의로 그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김동만 위원장은 "노총이 결정한 5대 불가사항인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과 파견대상 업무확대,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완화에 대해 정부·재계의 철회 및 양보 없이는 합의는 없다"고 못박은 바 있다.
김유선 박사는 "당초 정부가 타협을 하려는 의지가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노동계가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내놨어야 하는데, 5대 불가사항의 내용 중 하나라도 한국노총이 수용하면 조직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런 방안을 내놓고 회의만 하는 것은 정부가 노동계를 압박하는 모양새"라며 "타협안 내용을 바꾸지 않는 이상 더 이상의 진전 있는 타협은 내다보기 힘들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