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올 들어 전세계 주요국의 최저임금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나아진 근로자들이 소비에 적극 나설 것이란 기대와 경제 선순환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함께 대두되고 있다.
이달 초 중국의 노동조합 전국 조직인 중국전국총공회는 '중국 지역별 최저임금 조정 현황 보고서'를 통해 2015년 이후 베이징, 텐진, 선전시 등 6개 성과 시에서 최저 임금이 10~17% 올랐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국 19개 지역에서 최저임금이 평균 14% 상향 조정된 데 이어 올해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중국의 최저임금이 지난 2011년 22%에서 2012년 20%, 2013년 17%로 해마다 증가폭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12차5개년 계획기간 중 평균 13% 이상 성장을 해야한다는 목표를 착실히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일부 기업들을 중심으로 최저임금 인상 러시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맥도날드는 오는 7월1일부터 직원들의 임금을 10% 이상 올리기로 했다. 임금 인상이 프랜차이즈 매장 직원에는 적용되지 않아 전체의 10%인 9만명 정도만 혜택을 볼 것으로 예측되지만, 전반적인 최저임금 인상을 주장하는 미국 노동계에는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이보다 앞서 세계 최대 유통 체인인 월마트는 지난 2월 6년만에 처음으로 직원들의 시급을 9달러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2위 소매 유통체인인 타켓과 TJ맥스, 마샬 등도 이 같은 행렬에 동참했다.
일본에서는 엔화 가치 하락으로 실적이 개선된 기업들이 직원들의 임금을 올려주기로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성장 정책인 '아베노믹스'에 화답하고자는 행동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인 도요타가 이달부터 월급을 1.1% 인상키로 했고 닛산도 기본급을 1.4% 상향 조정했다.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임금 상승이다. 히타치, 파나소닉 등도 올해의 임금 협상에서 지난해보다 향상된 수준에 노사가 합의했다.
◇일본 기업들의 보너스 규모와 도요타의 임금 인상률 합의 사항.(사진=WSJ)
지난 2월 일본의 한 리서치기관이 8434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38%가 올해 중 임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앞선 조사때 보다 임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는 비율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대기업에서부터 중소기업으로 임금인상이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이 기관은 분석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잇따라 최저임금을 인상하자 일각에서는 "소득 증가로 민간의 소비가 확대돼 경제가 활성화 될 것"이란 기대를 표하고 있다.
개인의 소득 수준이 향상돼야 경제도 발전할 수 있다는 소득 중심형 성장론이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노동생산성이 높아지고 소득 재분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각도 뒤따른다.
이와 반대로 "근로자의 실질적인 소득이 크게 향상되지 않은 상황에서 즉각적인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는 것은 넌센스"라는 의견도 눈에 띈다. 각종 세금을 감안한다면 증가분이 크지도 않고, 이것이 소비에 직결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한 경제 전문가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기업과 정부, 노동자는 각기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