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청장 돌발행동..서울시 "지역 이기주의" 발끈(종합)

신연희 "현대차 공공기여금, 강남에만 사용" 시위
서울시 "공익 발목"..한전부지 개발 개입 의도 의심

입력 : 2015-04-06 오후 4:30:52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현대차 공공기여금을 강남구에만 써야 된다는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요구에 서울시가 '지역이기주의'라며 강경하게 대처했다.
 
6일 신 구청장은 서울시청에서 사전 약속도 없이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나겠다고 요구했다. 현대차가 한전부지를 매입하고 내야하는 공공기여금을 국제교류복합지구 내 잠실종합운동장 보수 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에 반대하기 위해서다.
 
신 구청장은 함께 온 강남구민 30여명과 함께 시청실 앞에서 농성을 하기도 했다.
 
지난 주말 강남구청은 보도자료에서 "강남구와 사전 협의 없이 지구단위계획으로 결정할 수 없는 도시계획시설 '운동장'을 포함하여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을 확대 추진하는 것은 현대차(005380) 그룹 부지의 조속한 개발을 위해 당장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구청장의 시위에도 서울시는 강남구청 요구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권해윤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동남권공공개발추진단장은 "공공기여로 해당 지구단위 기관시설 확충이 우선이지만, 국제교류복합지구에 잠실종합운동장을 포함시켜 종합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권 단장은 "잠실종합운동장은 여러 차례 민간 개발 제안이 있었고 검토했지만 한정된 재원 문제 때문에 개발하지 못했다. 해법을 고민하다가 국제교류복합지구로 복합 개발해서 이 곳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자는 계획이 완성됐다"며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일념으로 만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계획이 강남구를 배제하고 세워졌다는 주장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서울시 측은 사전협상 운영지침에 따라 공공측 협상당사자는 서울시 관계자만 참여하도록 돼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규정상 도시관리계획 결정권자가 서울시장이다. 구청장은 도시관리계획 협상에 직접 참여할 수는 없다.
 
다만 구청 측은 별도의 테스크포스(TF) 정책회의 등에 참여해 요구 사항을 제시할 수 있다. 서울시는 강남구가 주민 의견 등은 제출하지 않고 수용할 수 없는 의견만 제출해왔다고 지적했다.
 
권 단장은 "지난달 24일 도시관리계획 열람공고 의견 제출에서 강남구는 '구역 지정에 반대한다'는 의견만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강남구 지역주민 의견을 배제했다는 강남구 주장에 대해서도 권 당장은 "강남구는 단 한번도 지역주민 의견을 서울시에 보내주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내부에서는 신 구청장이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에 개입하기 위해 억지를 부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서울시 관계자는 "부시장과 면담에서 신연희 구청장은 현대차, 한전 관계자들과 직접 이야기를 하겠다고 요구했다"며 "한전부지 협상에 자신이 참여하겠다는 것인데,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한전부지를 개발하려는 뜻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울시는 신 구청장의 돌발 행동이 현대차의 협상에서 서울시를 분리하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권 단장은 개인적 견해로 한전부지 토지가를 최소 5조원으로 추산했다. 현대차로부터 공공기여 비율 40%(2조원)을 받을 경우 종합운동장 리모델링 비용, 올림픽 대로 영동대로 남단에서 종합운동장 구간과 탄천 동로·서로 일부 지하화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는 공공기여금으로 1조원만 내기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대차는 협상에 전문가 90명이 나서고 있지만 서울시는 10명이 고작이다. 그런데 강남구가 뒤에서 서울시 발목을 잡으려고 하니 협상이 더 어려워 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가운데)ⓒNews1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