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민간이 인프라 투자에 나설 때 정부가 위험부담을 나눠 지는 민자사업 방식이 도입된다. 정부는 이같은 방식을 통해 앞으로 총 10조원 규모의 민간투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8일 최경환 부총리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수익률을 낮추는 대신 민관이 손익을 나눠갖도록 한 제3의 민자 방식 도입을 골자로 하는 '민간투자사업 활성화 방안'이 확정됐다.
새로 도입되는 BTO는 기존 수익형(BTO) 민자사업을 보다 발전시킨 ▲위험분담형(BTO-rs) ▲손익공유형(BTO-a) 등 2개 방식이다.
먼저 위험분담형 방식은 손익 100%를 민간에 부담시킨 기존의 BTO를 보완해 정부와 민간이 50대 50 비율로 가져가도록 바꾼 것이다. 손실이 나면 민간과 정부가 각각 50씩 메우고, 반대로 이익이 발생하면 절반씩 가져가도록 했다. 시설투자비와 운영비용도 같은 비율로 나눠 분담한다.
손익공유형은 이보다 정부의 부담분이 더 크다. 정부와 민간이 각각 70대 30 비율로 이익을 나눠갖는 구조다. 손실이 발생했을 때는 30%를 기준으로 분담 방식이 다르다. 손실분이 30% 보다 적으면 민간이 모두 메우고, 이보다 크면 나머지를 정부가 재정지원한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BTO-rs와 BTO-a는 중위험 중수익을 선호하는 요즘 금융권 투자패턴에 부합한다"며 "재정상 추진이 곤란했던 상수관망 개선사업도 추진이 가능해지고, 경인고속도로 지하화사업과 서울경전철 사업 등에도 건설보조금을 줄여가며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민간투자활성화 방안에는 민간의 투자부담을 줄여주는 각종 법·규제 완화 내용도 담겼다.
민간투자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한 특례가 대표적이다. 기재부는 민자SPC에 물리는 법인세 중 부채상환적립금에 대한 기업소득환류세제 과세를 제외해주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민자SPC의 건설그룹 계열사 편입을 유예해주고, 사회기반시설 등을 건설하려는 SPC에 대해서는 오는 12월까지 일몰키로 한 부가가치세 영세율을 예외적으로 연장해주기로 했다.
민간투자법도 개정된다. 민자사업으로 진행할 수 있는 사업범위를 넓히기 위해, 민간투자 대상시설을 확대하고 '민자 우선검토제'를 도입한다는 것이 골자다. 지방관서와 파출소 등 공공청사과 같이 그간 국가 재정으로만 건설할 수 있었던 인프라가 앞으로는 민자사업을 통해 지어질 수 있게 됐다.
또 새로운 BTO사업방식을 활용해 민간이 적극적으로 사업 제안을 할 수 있도록 BTO사업의 최소자기자본비율을 현행 20%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사업 최초 제안자 우대점수도 기존 총점의 1%에서 2~3% 수준으로 높아진다.
기재부는 앞으로 방문규 2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민간투자활성화 추진 협의회'를 구성해 집행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 투자 규모를 더 늘려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