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여의도에 중국 주식 투자 바람이 불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상하이 증시가 4000선을 돌파하면서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이틀째 장중 4000선을 돌파했다. 상하이지수 4000선 회복은 지난 2008년 3월 이후 7년1개월 만이다.
상하이지수는 후강퉁(상하이·홍콩증시 간 교차거래), 기준금리 인하 등 잇따른 정책성 호재가 쏟아진 덕분에 작년 5월부터 70%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작년 12월과 올 3월에는 각각 20.57%, 13.22%나 급등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최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국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베이징 당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 시행 등이 기대되는 만큼 중국 증시의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게 대다수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중국본토투자에도 뭉칫돈이 몰리면서 '제 2의 중국투자 붐'을 실감케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8일 기준으로 올해 중국본토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7012억원에 달한다. 글로벌펀드(3426억원), 아시아신흥국펀드(294억원)를 모두 앞서는 것으로, 올해 중국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유럽펀드(5799억원) 역시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거듭되는 낙관론에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상하이 지수 급등으로 인한 부담감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상하이A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7.5배로 지난 2010년도 이후 최고 수준에 달한다. 홍콩 H지수 대비 상하이 A지수의 상대 밸류에이션을 나타내는 A-H 프리미엄 지수도 135 수준으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자료=NH투자증권)
최홍매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실물지표가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끌어올린 것은 순전히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라며 "장기적으로 상승세는 유효하지만 급등으로 인한 단기조정 가능성은 오히려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연내 시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선강퉁(선전·홍콩증시 간 교차거래)에 대한 경계감도 높아지고 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강퉁 기대감은 이미 시장에 반영된 측면을 배제할 수 없다"며 "선강퉁의 수익 기회는 가능하나 높은 밸류에이션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선전 A주 지수의 올해와 내년 기준 예상 PER는 각각 28배, 22배 수준으로 상해 A지수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