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하는 주요 2개국(G2)으로 꼽히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일부 경제학자나 미래학자는 앞으로 30~40년 내에 중국이 세계를 장악하는 '팍스시니카'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의 시대는 끝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사진=위키피디아)
8일(현지시간) 중국 차이신왕은 국제관계 및 리더십 분야 석학인 조지프 나이(사진)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 석좌교수가 최근 발간한 저서 '미국의 시대는 끝이났는가'의 내용을 인용해 "미국의 글로벌 영향력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중국 등 다른 나라에 역전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나이 교수도 동의했다. 그는 중국이 13억인구로 매년 7%의 성장을 하는 동안 3억5000만명의 인구를 가진 미국이 연평균 2.5%의 성장을 한다면 2020년을 전후로 양국의 경제 규모는 역전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그는 "1인당 소득으로 보자면 중국은 여전히 미국의 20%에 불과하며, 위안화의 지위 역시 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위안화는 자유 태환이 불가능하고 자본시장에서의 유동성도 부족할 뿐더러 전체 무역 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8%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이 교수는 또 "중국은 'Jobs'를 생산하는 것에 능하지만 'Steve Jobs'를 배출하는데는 서툴다"는 말로 양국의 차이를 조명했다. 최근들어 마윈이나 레이쥔 같은 기업가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 외에도 나이 교수는 경제력과 함께 한 나라의 국력을 가늠하는 척도인 군사력과 소프트파워 측면에서도 중국은 미국을 따라오기 힘들것이란 견해를 피력했다.
중국이 두 자리수 대의 군사비 증강을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의 4분의1에 불과하다. 나이 교수에 따르면 적어도 25년간은 미국을 추월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중국이 소프트파워를 키우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여 세계 각지에 공자학원을 세우고 CCTV나 신화통신 등 관영 언론의 해외 홍보를 지속하고 있지만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나이 교수는 "영미권 국가들의 소프트파워는 정부가 아닌 문화 자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미국이 개방성을 지속하는 한 미국의 시대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